길안 아이들(글/백소애-편집기자)

작년 이맘때였다.
볼 일이 있어 길안에 갔었다.
남는 시간동안 뭘 하고 보내나 생각하다가 학교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요 녀석들을 발견했다.
학년마다 한 학급밖에 없는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순박한 아이들.
한 시간 동안 얘기 나누고 사진 찍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친해졌다.
나에게 “언닌, 뭘 좋아하세요?” 묻던 아이들
내가 “너무 포괄적이라 어렵다”고 했더니 “가령, 가수라던가?”한다.
나는 뜬금없이 무한도전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자 아이들은 이구동성 박명수는 싫다고 했다.
아이스크림을 사오라고 3천원을 줬더니 자전거를 타고 쌩 다녀온다.
자기네들은 5백원짜리 쭈쭈바를 입에 물고 나에겐 천원짜리 콘을 내민다.
같은 거 사오지 왜 다르게 사왔냐고 묻자
천원짜리를 할인해서 7백원에 팔았지만 돈이 조금 모자라서 그냥 언니만 콘을 먹으란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우리는 많이 아쉬워했다.
또 언제 오냐는 질문에, 글쎄 한번 정도는 올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자
자기들은 항상 여기 이 자리 이 시간에 있을테니 길안에 오면 꼭 들리란다.
아, 혹시나 매일 기다릴까봐 아슴하다.
1년이나 지나서 훌쩍 컸을지도 모를 녀석들이 날 기억할까?
개학 즈음해서, 사진이 실린 잡지책을 들고 그 자리에 가볼 참이다.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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