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커우와 리시마을-2(글/임세권(안동대 교수))
주커우의 정일당을 비롯해서 몇 몇 옛집을 돌아보고 일부육현의 별칭을 가진 큰 집에서 가지고 온 도시락을 먹고 시계를 보니 시간이 막 두시를 지나고 있었다. 마을의 이곳저곳을 좀 더 둘러볼까 하다가 모처럼 어렵게 찾은 치먼현인데 이곳 한 마을만 보고 간다는 게 좀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커우 답사는 이정도로 마치고 예정에는 없었지만 치먼에서 비교적 이름이 알려져 있는 리시(歷溪)마을을 가보기로 했다. 운전기사에게 리시마을까지 가자고 하니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돈을 애초에 말한 것보다 두 배를 달라고 했다. 여기서 조금 더 북쪽으로 갔다가 나오면 되는데 그렇게 많이 달라하냐고 하니 길이 아주 멀지는 않지만 갔던 길을 도로 나오면 전체적으로 이동거리가 늘어나 가기 어렵다고 했다. 게다가 시간도 충분치 않으니 가더라도 빨리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겨우 겨우 사정하다시피 해서 택시비를 150원을 주기로 하고 차는 리시를 향했다. 돌아온 후에 지도를 보니 주커우에서 리시까지 어림잡아 27킬로미터가 넘는 듯 했다. 주커우와 리시의 갈림길에서도 25킬로미터는 될 것이니 이것만 해도 왕복 50킬로미터다. 치먼현성에서 주커우까지 약 30킬로미터이니 두 배를 달라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황산시 정부가 있는 툰시에서 치먼현성까지 70킬로미터이고 거기서 다시 주커우를 거쳐 리시까지 약 60킬로미터이고 툰시에서 리시까지는 130킬로미터나 되었다. 고속도로가 뚫린 것도 아니고 버스와 택시를 이용하여 이 지역의 마을을 하루에 두 곳이나 돌아본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것도 6시 마지막 버스시간에 맞추려니 그야말로 주마간산 격으로 돌아볼 수밖에 없는데 리시마을은 사전에 준비도 없었으니 마을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런 정보도 없었다.
어쨌든 우리는 리시로 향했다. 주커우에서 북으로 온 길을 다시 3킬로미터 나가면 탄시아(탄하,灘下) 마을이 나온다. 탄시아에서 서쪽으로 가면 중국 도자기의 고향으로 알려진 쟝시성(강서성,江西省)의 징더쩐(경덕진,景德鎭)으로 넘어가게 되며 오른쪽으로 가면 우리가 출발했던 치먼현의 현성으로 간다. 리시마을은 여기서 북쪽으로 올라간다. 주커우 앞을 흐르는 다베이허(대북하,大北河)를 따라서 꼬불꼬불한 길을 한 십여분 쯤 갔을까 리커우(력구,歷口)라는 제법 큰 마을 위에서 강은 두 갈래 물줄기가 하나로 합쳐지고 있었다. 왼쪽에서 흘러오는 물줄기는 리시허(력계하,歷溪河)라고 하는데 그 상류를 따라 한 20여분 쯤 가니 작은 마을이 하나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낡은 사당 건물 한 채가 보였다. 마을은 남북으로 흐르는 강줄기 동쪽에 남북으로 길게 자리 잡았는데 그래서 모든 집들은 서향을 하고 있었다. 중국에 와서도 느낀 것이지만 남향집에 집착하는 것은 한국사람들이 좀 특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중국집 특히 휘주의 주택들은 높은 담에 둘러싸여 천정 위로 네 면의 처마에 둘러싸인 조각 하늘을 통해서 겨우 광선을 받고 있다. 따라서 광선이 들어오는 면적이 매우 좁고 그런 이유로 남향이란 것이 그렇게 큰 의미를 주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운전기사는 이곳이 리시라고 했다. 마을은 아주 작았고 볼 것도 사당 한 채 밖에는 더 없는 듯 했다. 사당은 문이 잠겨 있었다. 밖에서 본 사당의 외관은 이 건물이 전혀 관리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고 꼭 들어가 보고 싶은 생각도 안들었다. 사당의 전경을 한 장 촬영하고 주변을 어성거리는데 운전기사가 사람들에게 관리자를 알아보고 사당 바로 옆집에 사는 관리자를 불러서 문을 열게 했다. 출입문 앞에는 나무판쪽을 맞추어 짠 커다란 원형 물통이 놓여 있어서 드나드는 사람들을 막고 있었다. 그 물통은 이 사당에 아무도 출입하는 이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는 듯 했다.
낡은 사당이 있는 작은마을 리시(歷溪)
사당 안은 예상대로 어수선하고 본채 앞마당인 빗물이 고이는 천정(天井) 바닥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대문을 들어서면 정면으로 전인당(典仁堂)이라는 현판이 붙은 본채가 있고 그 앞에 대문과의 사이에 천정이 있었다. 여러 차례 말했다시피 천정은 지붕과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아 저장하고 또 한쪽으로 흘려보내는 역할을 하는데 일반 주거용 주택보다 규모가 큰 사당의 경우는 천정의 가운데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통로를 설치하여 천정은 양쪽으로 나뉘는 것이 보통이다.
천정이 제법 깊어서 명대의 고식인 것처럼 보이지만 집 자체는 목재라든가 공포나 들보의 조각 등에서 그리 오래된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전체적으로 매우 간소하게 처리되어 있고 재목들도 오랜 건축물에서 풍기는 후박한 맛이 없었다. 전인당 현판이 붙은 가운데채 뒤로 위패를 모시는 뒤채가 있었다. 뒤채는 하나의 독립된 건축물이 아니라 뒷벽에 의지하여 위패를 모실 수 있도록 감실을 설치하고 그 앞에 향을 피우거나 제물을 진설하는 상이 놓여 있었는데 돌본지가 너무 오래되어 문살도 떨어져 나가고 상도 여기저기 판재들이 없어져 보기 민망할 정도였다. 상 앞에는 다시 향을 놓도록 작은 상을 새로 짜서 놓았는데 그래도 향불을 피운 흔적이 있어 지금도 계속 제사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돈을 번 후손이나 관직으로 높이 올라간 후손도 없는 모양인가, 아니면 문화재적 가치가 부족하여 정부의 보호대상에서도 벗어난 때문인가 조상을 모시는 사당으로서는 참담하기 그지없었다. 하긴 그 험한 문화대혁명을 거치고 이만큼이라도 남아있는 것을 대견하다 할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관광객이라도 자주 찾아와 얼마 안 되는 돈이라도 마을에 떨어질 수 있다면 이렇게 험한 꼴을 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당을 관리하는 집은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바로 옆에 붙어 있었다. 집의 대문은 서쪽으로 나 있고 대문을 들어가면 다시 남으로 낸 문을 통해 집안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었다. 이처럼 외부에서 안으로 들어가는 문을 직선상에 배치하지 않고 꺾어서 들어가도록 한 것은 나쁜 기운이나 귀신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는 벽사의 뜻을 가지고 있는데 휘주 지역의 대부분의 집에서 볼 수 있다. 집안에는 나이 든 남자 둘이 장기를 두고 있었는데 내가 들어오는 것을 흘끔 보았을 뿐 아무 관심 없다는 듯 두던 장기판만 계속 보고 있었다. 집은 사당보다 훨씬 건축면에서 돋보였다. 주춧돌이나 창문들이 매우 아름답게 조각되어 있었는데 살림살이가 너무 복잡하여 집안을 살펴보기가 쉽지 않았다.
마을은 더 이상 볼게 없는 듯 했는데 운전기사가 차를 타라고 했다. 길 건너 마을을 보아야 하지 않느냐고 하니 차로 조금 더 가야 리시의 본 마을이 나온다고 한다. 이 마을은 리시에 속하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는 리시 마을은 아닌 듯 했다. 3킬로미터 쯤 더 올라가니 개울 건너로 마두장(말 머리 모양으로 기와를 올린 지붕위의 흰색 담장)을 지붕에 세운 흰 집들이 들어선 제법 큰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비스듬히 경사진 터에 100호는 넘을 것 같은 기와집들이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마을 전체가 서쪽에서 동쪽을 향하고 있으니 자연 대문도 동쪽으로 난 집들이 많았는데 길의 방향에 따라 남쪽으로 난 집도 있고 서쪽 또는 북으로 대문이 난 집도 있었다. 돌다리를 건너 차가 선 곳은 지붕이며 벽체를 모두 뜯어낸 큰 건물 앞이었다. 공사 중인 집 남쪽으로는 꽤 넓은 공터가 있었는데 공터 한쪽으로 매표소나 관광안내소 같은 건물을 짓고 있는 것 같았다. 마을은 이제 막 관광 개발을 시작한 듯 보이는데 치먼현에서는 비교적 일찍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 같았다.
차를 세워두고 개울가로 나가서 개울을 따라 나있는 길을 따라 북쪽으로 천천히 올라갔다. 사람들은 모두 집안에 있는지 길에서는 아무도 만날 수 없었다. 개울쪽에서 마을을 올려다보니 골목길은 서쪽을 향해 언덕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모두 계단으로 되어 있어서 평지에 자리 잡은 다른 마을과는 느낌이 매우 다르게 왔다. 예정하고 온 것이 아니므로 마을에 대한 지식이 별반 없었다. 길가 가게집에 들어가서 이 마을에서 가장 큰 집을 알려달라고 하니 마을 중앙에 있는 합일당(合一堂)을 알려주었다. 골목은 꼬불꼬불하고 미로처럼 얽혀 있어서 집을 찾는 것은 그리 쉽지 않았다. 합일당은 마을 정 중앙에 위치하고 있었다. 동북쪽으로 난 대문 앞으로 광장이 있었고 광장 주변에는 마을사람들이 여기저기 모여서서 한가롭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왕씨 문중의 사당 합일당(合一堂)
건물은 휘주의 오랜 마을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웅장한 맛을 풍기고 있었는데 화강석으로 바닥을 깐 광장 양쪽으로는 과거급제나 또는 다른 좋은 일이 생기면 붉은 기를 꼽는 돌 받침대들이 놓여 있었다. 광장에서 대문을 보면 대문 뒤로 흰색 벽에 검은 기와를 올린 마두장이 대문의 세 면을 둘러싸고 있어서 마치 흰색 병풍으로 둘러싸인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대문은 세 칸으로 높이 솟은 가운데 칸과 그보다 한단 낮게 만든 양측 칸이 있는데 일반인들은 옆의 낮은 문을 이용하여 출입한다. 우리가 갔을 때는 대문을 향하여 왼쪽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중앙 문 위에는 옅은 분홍색 바탕에 금색으로 “聖旨(황제의 뜻)” 두 자를 쓴 현판과 초록색 바탕에 역시 금색으로 쓴 “孝行可風(높은 효행을 풍속으로 삼을 만 하다)”이라 쓴 현판이 나란히 붙어 있었다. 이 집이 황제의 명으로 지어졌으며 집주인이 효자로서 크게 칭송을 받았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 건물은 명나라 가정년간(嘉靖年間, 1522-1566)에 왕디엔(왕전,王琠)이란 사람이 지었다고 한다. 왕디엔은 이 마을이 배출한 가장 걸출한 인물로 명나라 때 최고 명의로 알려진 사람이다. 그는 어려서부터 의학에 관심이 높았다고 하며 병을 치료하는데 예부터 내려오는 처방에 얽매이지 않고 그가 터득한 다양한 처방법을 사용하여 많은 사람을 낫게 했다고 한다. 그가 북경에 놀러갔다가 우연히 황태자의 병을 치료하게 되어 명나라 세종(世宗)황제로부터 태의원관(太醫院官)이란 벼슬을 받았으며 의학쇄금(醫學碎金), 의암의안(意庵醫案) 등의 저서를 남겼다. 나이 들어 고향으로 돌아와서 그는 문중의 사당인 합일당을 건립하였다. 황제는 한백옥석(漢白玉石)으로 된 포고석(抱鼓石,대문 양 옆에 세우는 원형의 판석) 한 쌍을 내려주었다. 합일당의 대문 양쪽에 있는 이 포고석은 대부분의 포고석이 청석으로 되어 있어 회색이나 회청색의 어두운 색조를 띠고 있는 것과 달리 백옥의 흰 빛깔로 되어 있어 정면에서 대문을 볼 때 광채가 나는 듯이 빛난다. 포고석의 양면에는 용과 사자, 기린, 천마, 사슴 등의 길상을 의미하는 동물들이 새겨져 있다. 이 한 쌍의 포고석은 문화대혁명 기간에 파손될 위기에 처했었는데 몇몇 마을 노인들이 밤중에 구덩이를 파서 깊이 묻어 겨우 파손을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포고석이 사람들에게 다시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은 1970년대 말이다. 왕디엔의 묘는 마을 뒤의 라이롱산(내룡산,來龍山)의 숲 속에 소박한 모습으로 있다고 하는데 이 숲에는 마을에서 벼슬을 했거나 또는 높은 이름을 남긴 사람들의 무덤이 많이 있다고 한다. 시간이 없어 가보지 못한 것이 못내 유감스럽다.
사당의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천정은 좌우 두 칸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중앙의 통로와 계단 양쪽의 포고석이 작은 규모로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고 좌우 천정의 네 구석과 벽체에도 짧은 기둥들을 조각하여 정교하고 세련된 멋을 보여주었다. 기둥도 기둥머리의 공포장식이나 지붕 밑에 궁륭형으로 배열된 서까래 그리고 들보 위에 서있는 작은 기둥을 받치고 있는 꽃무늬 기둥받침 등이 화려하게 보이지는 않으나 집 전체를 품위 있게 꾸며주고 있었다.
합일당의 뒤로 연결된 건물은 옛날부터 마을에 내려오는 문회(文會)가 있는데 이는 마을의 문인 선비들이 모여 시를 읊거나 글을 짓고 또 학문을 토론하는 곳이다. 이러한 문회는 휘주문화의 중요 요소의 하나인데 유학을 존숭하는 전통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전한다. 여기서는 주연을 베풀고 시를 읊는 것 뿐 아니라 과거시험에 대비하는 공부 장소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마을 청년들의 과거시험 공부방의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과거를 통해 높은 벼슬을 한 사람들은 문중의 법도를 공고히 하는 역할을 맡게 되었다. 지금 건물에는 마을의 당위원회(黨委員會)가 들어왔고 마을 놀이패의 놀이도구 등을 보관하고 있다. 우리가 사당을 통해 문회 건물로 들어갔을 때는 나이 많은 마을 사람들이 몇 개의 테이블에 나누어 앉아 마작을 즐기고 있었다. 사람들은 집안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이방인들에게 눈길도 거의 주지 않고 마작에 열중했다. 기둥머리에는 춤추는 동자나 신선그림을 새긴 목조각들이 올려져 건물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데 조각들은 오랫동안 표면이 풍화되어 지금은 나뭇결이 그대로 드러난 채 세월의 무게를 보여주고 있었다.
고목들로 울창한 리시마을의 신성한 숲
사당을 나오니 시간이 이미 4시를 넘고 있었다. 자동차 있는 곳으로 가면서 사당건물이 아닌 오래된 일반 주택 건물들을 들어가 보고 싶었으나 모두 문이 잠겨 있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이 마을은 안동의 안동포처럼 치시투부(기서토포,祁西土布)라 하여 치먼현의 서쪽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직물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도 역시 볼 수 없게 되었다. 차로 돌아와 운전기사에게 치먼에서 출발하는 툰시행 막차 시간까지 충분하겠느냐고 물으니 지금 출발해야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치먼까지 60여 킬로미터의 시골길을 가려면 한 시간 반은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택시에서 내려 차표를 끊고 차를 찾아 타려면 아무래도 약간의 여유를 남기고 도착해야 할 것이고 그래야 오늘 안으로 무사히 집에까지 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숲은 차로 지나면서 멀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나라처럼 중국에도 전통 있는 옛 마을에는 수백 년 묵은 고목들이 울창한 마을 숲이 있다. 그 마을이 얼마나 오래되었느냐를 알려면 마을 숲을 보아야 한다. 리시 마을의 숲은 휘주 지역에서도 이름난 숲이다. 숲은 남북으로 열린 리시 협곡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마을의 북쪽에 조성되었는데 규모가 커서 다섯에서 여섯 정도로 구획이 나누어져 있다. 이는 단순히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 외에도 마을에 재물을 모으는 기운이 흩어지지 않도록 하는 기능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마을에는 사람들이 함부로 숲에 들어가는 것을 금했으며 그것을 문중의 종법이나 마을 규약에 정해놓고 엄격히 지켜왔다. 만일 몰래 들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족규(族規)에 의하여 처벌했는데 죄가 무거운 사람은 산채로 매장하고 비교적 가벼운 자는 채찍질을 당하는 벌을 받았다고 하니 얼마나 숲을 중요하고 신성시 했는가를 알 수 있다.
그런 이유들이 이 숲을 오늘처럼 무성하게 만들 수 있었으며 마을의 환경을 아름답고 풍요롭게 하고 오늘날 하는 말로 뛰어난 생태마을이 되게 했던 것이다. 우리도 안동의 내앞마을이나 하회마을, 예천의 금당실 마을 같은 곳에서 오랜 역사를 가진 마을 숲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그 마을들의 숲을 가보면 숲의 나무가 병으로 죽거나 집을 짓기 위해 훼손되는 것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내앞 숲속에는 큰 음식점이 들어서 숲을 훼손했고 또 다른 마을들도 이런 저런 이유들로 점차 훼손이 심하게 되어 앞으로 몇 십 년이 지나면 이 숲들이 얼마나 유지될지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와 있는 것이다.
리시마을의 숲을 차로 지나치며 그 울창한 숲이 정신적으로 물질적으로 오랜 세월 숲을 지켜준 마을 사람들에게 갚아줄 자산이 과연 얼마만큼의 돈으로 계산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했다.<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