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가 본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글/편집실)
오는 9월 17일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이 문을 연다. 안동시는 안흥동에 1만6천 42㎡ 부지에 연면적 1만7천694㎡ 규모의 지하 2층, 지상 3층 규모로 5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였다.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은 지난 2005년 정부에서 문화부분 역점사업으로 추진한 BTL(민간투자사업) 대상사업으로 선정되어 건립을 추진하게 되었으며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업무기능이 유사한 시민회관을 통·폐합해 조직을 신설했다. 안동이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고품격 문화예술 향유공간을 마련하고, 지역의 다양한 문화예술을 발굴하고 발전시켜 안동시민은 물론 경북북부권 지역주민들의 문화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함이다.
현재 99%의 공정률을 나타내는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은 개관 공연 전 지역예술인을 위한 안동예술제를 우선 개최 후 개관 공연과 탈춤축제 특별 프로그램 등을 진행 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6월 24일에서 7월 8일까지 보름간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의 원활한 사용을 위해 홈페이지와 반회보 등에 ‘2010년 하반기 대관공고’를 했다.
특히, 기존의 안동시민회관처럼 선착순 대관이 아닌 일정기간 신청을 받아서 대관심의위원회를 통한 대관을 실시해 우수한 공연과 예술적인 공연으로 명품공연장의 이미지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그러나 한편으론 대관심사에서 떨어졌다고 해서 일정수준이 되지 않는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어느 정도 이해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다. 대관료도 안동 정서에 맞게 현실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느껴 전국으로 따져도 이런 규모를 가진 곳과 비교해보면 가장 저렴한 편이다.
안동시는 문화예술의 전당을 관리할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한국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의 문화특성을 활성화시키는 문화공간 조성으로 인하여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유도를 통한 시민 화합의 장으로 활용해 내·외국 방문객과 지역주민에게 수준 높은 공연으로 문화예술 향유 및 관광수입증대의 기반으로서 지방문화 진흥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안동은 인구와 재정자립도가 많이 부족함에도 문화재 등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도시로 관광객들의 수요가 많지만, 문화공간은 열악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받아왔었다.
개관공연인 ‘국립극장 예술단 갈라콘서트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4개월 동안 펼쳐지는 ‘개관페스티벌은 총 28편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콘서트를 비롯해 오페라 ‘나비부인, ‘강동석의 실내악 여행 등 클래식 음악회는 물론, ‘명성황후, ‘맘마미아 등의 뮤지컬과 ‘코바나의 라틴재즈, ‘크라잉넛의 락콘서트, ‘호두까기인형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관시설은 동시통역이 가능한 국제회의장과 1,000석 규모의 대공연장, 261석의 소공연장, 1,250㎡의 전시장과 연습실이 있으며 개관프로그램으로 진행하는 대형공연과 기획공연을 제외하고는 대관이 가능하다. 또, 안동문화예술의 전당은 지역에서 보기 어려웠던 측면 무대와 후무대, 회전무대 등을 구비한 대공연장과 실험극장수준인 소공연장 등의 우수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동안 공연관람이 여의치 않았던 영유아들을 위해 36개월 이상이면 관람이 가능한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 ‘마당을 나온 암탉 등의 공연과 주부, 공연관람초보자를 위한 ‘오후의 문화 산책 등도 준비했다.
이번 ‘개관페스티벌 티켓은 안동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www.andongart.go.kr) 또는, 전화 1544-0113으로 예매하면 되며, 패키지 상품권과 조기예매 등을 이용하면 대폭적인 할인혜택도 받을 수 있다.
명성황후, 맘마미아, 나비부인, 점프, 호두까기인형, 조수미 콘서트의 6개 개관공연을 묶은 ‘골드패키지는 40%가 할인되며, ‘자유 패키지와 ‘조기예매는 최고 35%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특히 ‘하회마을’의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축하하고 더 많은 시민들이 개관페스티벌에 참여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조기예매기간을 연장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1차 조기예매는 8월25일까지, 2차는 9월24일까지로 각각 연장하여 예매하고 있다.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은 연극, 무용, 오페라 등 공연행사 및 전시회 개최, 지역행사, 학술행사 등 다목적 종합예술공간으로 안동시가 전국에서 문화예술분야 최고의 전문 인력을 채용함으로 인해 예술인들에게는 창작의욕을 높여주고, 시민들에게는 문화예술에 대한 접촉기회를 제공하며, 문화 복지의 기반을 넓혀주는 역할을 수행함으로 오랜 정신문화의 전통이 이어져 오는 안동이 문화예술 활동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안동시는 개관 및 운영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로부터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 관리사무소 설치 승인을 받아 경북도내 기초자치단체로는 최초로 관장을 개방형 직위로 지정하고 임용에 나서왔다. 공개채용 공고 결과 8월 3일 하영일(56) 초대 관장이 부임했다.
하영일 초대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 관장은 경남 진해 출신으로, 서울 대광고와 서울대 및 추계예술대학원을 졸업했다. 1987년 (주)롯데월드 민속박물관 공연기획분야 근무를 시작으로 문화예술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2,600여회의 프로그램을 무대에 올려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시설운영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있어 설립 초기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최고의 전문가로 기대를 하고 있다. 그간 부천문화재단 예술감독, 안양문예회관 관장, 서울광진구 문화예술회관 극장장, 남양주시 문화정책자문관 등을 역임했다.
그는 피아노를 치는 부인 황금숙 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 치과의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오지로 봉사활동을 많이 다녀서일까, 어려서부터 유연한 사고방식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1972년 설렁탕이 80원 하던 시절 무대 뒤에서 선배들이 연주할 때 불 켜고 끄고 악보 넘겨주고 그런 아르바이트로 문화예술과의 인연을 맺었다. 대학시절 멘토가 되어준 많은 선배들에게서 예술적 안목과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배워 경직되지 않은 ‘하영일’을 만드는데 한몫 했다고 한다.
그는 공교롭게도 항상 발걸음을 새로 내딛는 곳에서 업무를 시작하게 된 경우가 많았다. 롯데월드 민속관도 땅 파기 시작할 때부터, 부천문화재단도 문화재단의 전 단계에서 준비작업 의뢰 때부터, 안양 평촌아트홀 새 건물 지을 때 잘못 지어지지 않나 자문부터 시작해 이제 안동 문화예술의 전당도 그 첫걸음을 떼는데 하영일 관장이 함께 하게 되었다.
이제 근무 일주일째이지만 운영시스템이나 아직 미비한 점, 보완해야 하는 점을 묻는 질문에 그는 거침없이 대답했다.
“그건 안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마케팅 한다는 건 흔히 말하고 공감하지만, 메이킹 하는 것에 관한 건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해요. 안동은 재료도 많이 있지만 한발 뒤로 들어가 인구분포를 보니 여러 해 동안 인구가 늘지 않는다, 그건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간다는 뜻이거든요. 굉장한 잠재력을 가진 문화적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데 그들이 떠나게 만드는 구조가 변화되면 참 좋겠어요.”
안동의 많은 인재들이 서울까지 멀리 갈 일이 아니라 문화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지역에서도 갖춰지면 업무의 효율성이 더 높아질 거라 믿는다.
“조직이라는 것은 처음에는 당연히 미비한 점이 있어요. 이제는 문화라는 말보다 문화산업이라는 말이 더 익숙하죠. 영화 하나 잘 만들면 자동차 몇 만 대 만드는 것보다 더 낫다고 하지만 저는 진정한 문화는 사물놀이의 간단한 가락이나 장단을 듣고서 도대체 저런 가락과 장단을 만들고 즐기는 나라의 역사와 문화는 어떻게 되는걸까 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참 문화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적 바탕이 없으니 성과가 빨리 나와야하고 그러다 보니 급히 서두는 면이 있다. 자연적으로 행정 책임자의 의지 외에는 결정적으로 기댈 것이 없는 현실이다. 그런 면에서 안동은 외부에서 볼 때 완고하고 보수적으로 보일지 몰라도 재료는 풍부하고 오자마자 조사해보니 젊은 사람들이 일할 의욕은 넘치니 예산의 일부를 젊은 사람들 교육에 투자하고픈 마음이 크다.
생활밀착형의 좋은 공연을 통해 안동적인 이벤트를 정례화 시키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는 그는 일할 때는 공사구분이 굉장히 명확한 편이다. 그에게 질책을 안 받는 게 오히려 이상할 거라고 한다. 그러나 뒤끝은 없는 명쾌한 성격이다.
그는 문화는 삶의 모습이 투영된 것이라 생각한다.
“세계 어디도 이렇게 돈이면 다 된다는 생각을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어요. 2010년 현재 대한민국의 환경이 그래요. 그런데 안동은 슬로건 자체도 정신문화를 앞에 내세웠잖아요. 그런 면에서 일의 보람을 갖고 그래서 더욱 힘이 난다고 할까요.”
이어령은 베이징올림픽을 보면서 ‘놀라움과 감격은 있으되 감동은 없다.’고 했다. 그는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한다. 안동에서 마음이 푸근해지는 것 중 하나가 아주 인간적인 교통 상황이라고 한다.
“규칙을 안 지키고 질서를 안 지킨다기보다는 이게 나름의 법칙이 있더라구요. 사거리에서 얼굴 빼며 보면서 알아서 가라고 하는 거, 저랑 아주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업무에 있어서도 인간적인 운영을 하고 싶습니다.” <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