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물내용

진추안(金川) 마을의 고문서 찾기(글/류보샨_중국 안휘성 허페이시 안휘대학 교수)

류보샨 교수는 현재 안휘대학 휘학연구중심의 교수이다. 그는 옛 휘주지역(현재 안휘성 황산시)의 고문서를 30년간 수집하여 수집한 대부분의 문서를 안휘대학 휘학연구중심에 기증하였다. 현재 중국의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 휘학연구중심 고문서는 대부분 류 교수가 수집한 것이다. 아마도 류 교수가 없었다면 이 문서들은 모두 없어졌거나 골동품상을 통해서 사방으로 낱장으로 흩어져 버렸을 것이다. 이 글은 그가 젊었을 때 중국정부의 부빈공작을 수행하며 고생하던 진추안이라는 곳에서 고문서를 수집한 일화를 정리한 것이다. 그는 지금도 용돈이 생기면 모두 고문서를 수집하는데 쓰고 있다. <번역과 사진/임세권_본지 편집위원, 안동대 교수>

부빈공작의 추억이 깃든 진추안 마을
진추안(金川)이란 곳은 셔현(歙縣)의 남쪽에 있는 향(鄕:중국 최말단 행정구역이며 향 밑에 촌이 있다)이다. 역사상 흡현 32도(都)에 속하며 저쟝성(浙江省) 춘안현(淳安縣)과 붙어 있다. 평균 해발 600m의 고지대이며 마을의 80퍼센트가 모두 산 위에 있다. 이곳은 본래 휘주지구에서 가난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1985년의 한 사람 평균 수입이 겨우 122.22위엔(현재 환율로 한국 돈 2만원 정도이지만 20여 년 전에는 그보다는 훨씬 많은 돈이었을 것이다)에 불과했다. 1985년 휘주의 지방인민위원회는 부빈공작(扶貧工作, 일종의 빈민구제사업을 말함)을 시작하였다. 전체 관할지구에서 5개 가난한 향을 확정하였는데 그 중에서 가장 가난한 곳이 금천이었다.

당시의 지방인민위원회 서기 후윈룽(胡雲龍)은 직접 이 사업에 참여해 1986년 3월 부빈공작조(扶貧工作組:빈민구제사업 팀)를 파견하기 시작했고 해당 향에 머물게 했다. 매년 1개 조가 향리에서 생활을 하였으며 사업은 3년 동안 계속되었다. 그 동안 안휘성 인민위원회 서기 루롱징(盧榮景)도 2차에 걸쳐 진추안향에 왔었다. 그는 진추안도 마땅히 그가 구제해야 할 가난한 향이라고 하였다. 나는 제1차 진추안 5인부빈공작조의 한명이었다. 1986년 3월에서 1987년 3월까지 한 해를 ‘향간부(향의 일반간부)’로 일했는데 그해 나는 25세였다.

진추안의 빈곤 원인은 여러 방향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도로가 없고, 전기가 없고, 물이 없고 나무가 없고 기업이 없는 소위 ‘5결(五缺)’에 모두 해당되었다. 우리 공작조의 공작원들은 일을 나누어 맡았는데 나는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일에 배당되었다. 사람들을 데리고 수원을 탐사하는 한편 민관이 공조하면서 물대기(引水) 및 양수공사를 하였다. 향정부 소재지인 진추안촌에서는 비교적 큰 양수공사를 하게 되었고 이때 나는 금천에서 오랫동안 석공 일을 해온 팡진샨(方金善)을 알게되었다.

나이 차이를 넘어선 오랜 친구 팡진샨 노인
1986년 여름부터 팡진샨과 알게 된 이후 우리는 20여년 교류가 있었고 지금도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는 일종의 나이를 넘은 교우관계였다. 그는 네 아들이 있는데 맏이는 나이가 나와 비슷했다. 팡진샨 노부부 두 분은 사람됨이 순박하고 선량하며 근면하여 나를 친근하게 대했지만 가장 나를 감동시킨 것은 그들이 거듭된 고통 속에서 살면서도 자식들의 공부를 시킨 이야기였다. 1970년대 팡진샨은 석공기술로 푼푼이 돈을 모아 300위엔을 마련하였다. 본래는 집을 짓기 위해 준비한 것이었는데 마침 아이들이 학교에 진학하는데 돈이 필요하였다. 그는 이모저모 따져본 후 의연히 휘주사람의 ‘아이에게는 집이 필요하다’는 전통적인 생각을 버리고 집 지을 돈을 모두 아이들 공부시키는데 썼다. 이후 가족들은 오래도록 낡은 집에서 복닥거리며 살아왔다. 그는 나와 알게 된 후 지금까지 계속해서 그 낡은 집에서 살고 있다. 그 결과, 팡진샨의 네 아들 중 세 명의 수재가 나왔다. 맏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치먼현의 향중학(鄕中學) 교사가 되었으며 둘째는 안휘사범대학 정치과에 들어갔고 셋째는 중등전문학교에 진학했다. 가난한 농촌에서 자식들을 이렇게 키웠다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그를 존경하고 감탄하게 하는데 충분하였다.

1987년 나는 진추안을 떠나 툰시(屯溪:현재 황산시의 시정부가 있는 곳)로 돌아왔다. 팡진샨은 적어도 일 년에 한번 씩은 나를 찾아왔다. 진추안의 고추는 껍질이 얇고 살이 두텁고 아주 매웠다. 진추안에서 공작조로 있을 때 우리의 생활은 매우 힘들었다. 거의 매일 먹을 음식이 없었다. 미역국으로 한 끼를 때우는 것이 보름이나 계속될 때도 있었고 또 절인 고추만 보름 동안 먹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고추를 먹고 살 때는 변비에 걸리는 일도 많이 있었다. 그렇지만 진추안의 고추는 정말 맛이 좋아서 나는 매우 즐겨 먹었다. 이에 대해서는 팡진샨도 알고 있었다.

그는 매년 10월이 지나면 툰시로 와서 고추를 전해주곤 했다. 처음 몇 년은 교통이 불편하기 때문에 어느 때는 둔계에 와서 돌아갈 때 셔현(歙縣) 현성에서 하룻밤을 자야할 때도 있었다. 그의 감정이 매우 깊고 진실됨을 알 수 있었다. 1994년 이전에 나에게 보내주던 고추는 싱싱한 붉은 고추였는데 뒤에 그는 내가 고추를 절이느라 며칠씩 손에 통증이 계속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의 부인도 후에 마음 아파했다는 걸 알았다. 그 뒤 그는 절인 고추를 바로 주었다. 고추를 준 시기도 양력 1월 1일에서 음력 설 전까지 늦추게 되었다.

골동상의 고문서 한 장으로 다시 찾은 진추안 마을
1998년에 전해준 고추는 1999년 1월 2일 오후에 보내 왔는데, 셔현 제2중학교의 교사인 둘째 안들 팡쉬무(方緖木)가 딸아이를 데리고 함께 왔었다. 나는 황산의 군인 초대소에 숙소를 마련하여 그들을 자도록 하고 툰시의 상업 빌딩 5층에 있는 큰 식당에 그들을 초대하고 중학교 동창 용정(雍政)과 청지샹(程吉祥)을 불러 함께 술을 마셨다. 1998년 9월 나는 툰시의 라오지에(老街:옛거리)에서 진추안의 팡씨 고문서 하나를 얻게 되었는데 이로 인해 마음속으로 계속 진추안의 고문서들이 흘러나온 것이 아닐까 걱정되었다.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도 계속해서 내 의도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팡진샨과 팡쉬무에게 진추안 문서에 대해 물어 보았다. 팡진샨은 문서들을 이미 옛날에 다 태워버렸다고 했다.

그런데 팡쉬무가 나에게 정보 하나를 주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리둥산(마을 이름)에 노인 한 분이 있는데 우리와는 매우 친해요. 해방 전(1949년 이전)에 교사가 되었는데 집안에 옛날 책이 몇 상자 있었지요. 몇 년 전에 제가 몇 권을 달라고 했는데 노인이 주지도 않았고 팔지도 않았어요. 지금까지 그 고서들이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어요.”
나는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팡쉬무에게 “이번 설 때 고향에 가면 꼭 그 집에 가서 다시 한 번 봐 주게. 만일 그 고서들이 있으면 어떻게 해서라도 다 가져와야 하고 옛날 종이도 다 가져오도록 해보게. 값은 좀 비싸도 상관 없네.”라고 부탁했다.
이어서 나는 진추안에 골동품 장사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어 보았는데 팡쉬무가 소개하기를 “진추안에는 본래 두 사람이 있는데 평일 일이 없을 때는 골동품을 수집하지만 고서와 옛 종이들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하고 대답했다.

1999년 3월 중순 쯤 나는 팡쉬무의 전화를 받았다. 팡쉬무는 설날 고향에 갔을 때 리둥산에 가 보았는데 노인이 책이 없다고 말하더라고 했다. 그 후 나는 진추안에 다시 한 번 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지난번에 진추안에 간 것은 1989년 후반기였다. 당시 나는 황산시 인민위원회 서기인 후윈룽의 위탁으로 진추안에서 부빈공작의 효과를 조사하였고 그 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간 적이 없었다.

2000년 2월 28일 안휘대학교 중문학과 부주임인 바오헝(鲍恒)과 천다오뀌(陳道貴) 박사와 함께 휘주에서 조사작업을 했는데 나는 진추안으로 조사 나갈 것을 추천했다. 이리하여 29일 우리는 택시를 타고 셔현 싼양(三陽)으로 가서 다시 차를 갈아타고 오후에 진추안에 도착했다.
나는 숙소에 침을 풀자마자 먼저 술 여섯 병과 그 밖에 몇 가지 선물을 사가지고 팡진샨 노인의 집으로 갔다. 그러나 집에는 아무도 없어서 가지고 간 선물을 이웃집에 맡겨놓고 와야 했다. 그 후 향의 간부 한 사람이 우리를 안내하여 함께 마을을 구경하고 저녁은 중컹촌(中坑村)의 한 서예가의 집에서 먹었다. 우리 모두는 서로 아는 사이였기에 식사 분위기는 매우 화기애애했다.

드디어 진추안의 고문서를 찾다
둘째 날 이른 아침 팡진샨이 우리 숙소로 사용하는 여관으로 찾아 왔다. 인사를 주고받은 후 바로 나는 진추안에서 골동품을 파는 사람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한 집이 있다고 했고 나는 바로 혼자서 그리로 갔다.
골동품을 파는 사람은 성이 이씨(李氏)였고 나이는 나와 비슷했다. 그를 만나보니 그는 나를 알아보았는데 나도 그가 낯이 익었다. 그의 집은 신식 건물이었다. 나는 집안으로 들어가서 그냥 여기저기를 둘러보는 체 했다. 그는 나에게 물을 한잔 주었고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서없이 했다. 사실은 응접실 바닥에 헌 가구 몇 개와 자기 몇 개가 놓여 있었는데 나는 이곳에 들어오자마자 봐 두었었다. 5분 정도 이야기 한 후 나는 일어나서 바닥에 있는 골동품을 가리키며
“무슨…… 골동품을 수집하는가요?”
하고 물었더니 그는 웃으며
“그냥 재미로 하지요. 평일에는 일이 없으니까요”
라고 대답했다.
“당신도 골동품에 취미가 있습니까?”
그는 내게 물었다. 나는 관심이 없는 척 하며
“취미가 없어요. 알지도 못하고”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 나는 찻잔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짐짓 집안을 여기저기 걸으며 둘러보았다. 그가 옆에서 안내를 했는데 방 하나를 둘러보고 다른 방으로 들어가니 옛날 물건들이 많이 놓여 있었다. 나는 첫눈에 침대 밑에 큰 도자기 화분 속에 몇 가지 고문서들이 어지럽게 담겨 있는 것을 보고 내심 반가웠다. 하지만 눈을 빨리 다른 곳으로 돌리고 옛 탁자 위에 있는 몇 개의 신상(神像)과 골동품을 한참 보았다.

“아, 이런 것 참 재미있군요. 이거 얼마면 살 수 있지요?”
“류 선생이 산다면 싸게 드려야죠. 원하시는 것이 있으면 보여드리죠.”
나는 즉시 책상 위에 있는 물건을 몇 개 집어 들고 물었다.
“이건 얼마요?”
그는 다시 살펴보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당신이 필요하다면 300위엔만 주시면 돼요.”
“이것들은 별로 좋지도 않은데 비싸네요. 다른 사람에게 선물로 사줄 건데요.”
“류 선생이면 300위엔 아니라도 돼요. 그럼 얼마 주시겠어요?”
그러나 나는 그 물건들을 보지 않고 다른 것들을 보았다. 나는 마음에 없는 척 하면서
“고서나 족보도 있어요?”하고 물었다.
“족보는 없지만 고서는 있습니다.”
그는 작은 궤짝을 열고 헌 책 몇 권을 꺼냈다. 나는 건성건성 훑어보고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임을 알고 말했다.
“이런 책은 툰시 라오지에에 가면 얼마든지 쌓여 있지요. 쓰레기나 마찬가지지요.”
그리고는 천천히 돌아서서 허리를 굽혀 아까 본 도자기 화분에서 고문서를 꺼내 바닥에 놓으며 조금 빠른 속도로 펴면서 물었다.
“이 폐용지는 얼마지요?”
그는 한번 살펴보더니 말했다.
“이것은 고문서인데 선생이 원하시면 200위엔이면 어떻습니까?”
“비싸네요. 몇 장 안 되는데 왜 이렇게 비싸지요?”
그는 나를 보더니 대답했다.
“몇 십장 더 있어요. 얼마면 될지 류 선생이 말해보세요.”
나는 이 집을 통해서 진추안에 고문서들이 실제로 있다는 것을 알았고 또 계속해서 수집해야 하는데 오늘은 그와 처음 하는 거래이니 그에게 이익을 조금 주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책상위에 있는 골동품 중에서 적당한 것을 하나 고르고 아까 본 고문서 위에 함께 놓고는 보는 둥 마는 둥 말했다.
“그럼 이거 모두 280위엔 드리지요. 폐용지 180위엔, 이 골동품 100위엔. 되면 사고 안 되면 그냥 가지요.”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더니 “좋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류 선생 사정이 그렇다면.” 하고 물건을 내주었다. 물건을 포장하고 출발하면서 나는 진지하게 그에게 말했다.
“이후 진추안에서 족보나 문서 같은 것 있으면 주의해서 모으시고 그런 것 있으면 다 내게 주세요. 나는 이런 물건에 취미가 좀 있어요. 있으면 내게 전화 해주세요. 많이 있으면 내가 여기로 오거나 아니면 당신이 보내줘도 됩니다.”
그리고 전화번호를 남겨 두었다.

휘주문서로 출판된 진추안의 고문서들
저녁식사는 팡진샨 노인의 집에서 했다. 그의 부인은 2년 전에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는 우리를 위해 같은 마을의 중년 아주머니 한 분을 오라고 해서 요리를 만들었다. 음식은 성대했고 우리 식성과도 잘 맞았다. 돈을 써서 음식을 사먹지 않고도 잊을 수 없을 만큼 정말 잘 먹었다. 소금에 절인 돼지 다리, 토종닭, 토종계란, 집에서 만든 두부, 절인 고추 등등. 밤에 해야 할 일이 있어 술은 좋아하지만 조금만 먹어야 했다. 식사를 하면서 바오헝, 쳔다오뀌 두 문학박사는 초대에 답하느라 팡진샨의 부인 묘비에 쓸 만사(輓詞) 대련(對聯)을 써주었다.

저녁을 잘 먹고 나오니 9시가 넘었다. 팡진샨이 손전등을 켜서 우리를 배웅했다. 바오헝과 천다오뀌는 먼저 여관으로 들어갔고 나는 팡진샨과 다른 사람의 집으로 갔다.
그 집은 옛날 전통가옥이었다. 문을 두드리고 주인이 나왔는데 주인도 팡씨(方氏) 성이었다. 그는 50대 후반으로, 나와는 구면이었다. 주인을 따라 집안으로 들어가 따뜻한 화로 옆에 앉았다. 나는 옛날 진추안에서 부빈공작 일을 할 때 그와 사귀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마음으로 좀 가깝게 느껴졌다. 그는 나와 담뱃불을 주고받은 후 안에서 그릇을 한 개 가지고 와서 말했다.

“이거 골동품인데 당신 필요하지 않아요?”
“필요 없어요. 나는 골동에는 취미가 없어서요. 옛날 책이나 족보 고문서 같은 것은 없나요? 그런 게 우리 일하는 것하고 관계가 있는데요.”
그가 바로 말했다.
“있구 말구요. 다만 모두 셔현(歙縣)에 가서 팔았어요. 셔현 다푸(大阜)사람 몇 명이 항상 여기에 와서 사갔지요. 책과 고문서는 많이 있는데 족보는 많지 않아요.”
그는 안방으로 들어가서 비닐봉지를 가지고 왔는데 그 안에는 단정하게 접은 고문서들이 있었다.
“여기 조금 있는데 진추안 것은 아니예요. 한번 보세요.”
펼쳐 보니 모두 연대가 늦은 고문서들이었다. 어디 것이냐고 하니 춘안(淳安) 것이라고 했다. 나는 다시 담배를 한 대 붙여 그에게 주었다. 그는 담배를 물면서 말했다.
“팡진샨이 그러는데 당신은 고문서를 원한다면서요. 그런데 이제 그런 것은 드물어요. 요즘 나는 춘안에 자주 왔다 갔다 하는데 스무 군데의 마을에서 겨우 이만큼 수집해 왔어요.”
문서를 헤아리니 모두 30장이었다. 값도 헐하고 해서 모두 구입했다.
툰시에 돌아간 후 이번에 진추안에서 가지고 온 고문서를 정리하여 2007년 상반기에 출판한 『휘주문서』 제32집에 실었다. <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