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를 불러본다′ 뮤지션 김동규(DK소울)(글/천남희_객원기자, 사진/박영대_동아일보 사진기자)
불광불급(不狂不及).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자신을 온전히 잊는 몰두 속에서만 빛나는 성취를 이룰 수 있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만큼 어떤 일에 광기와 열정을 가지고 몰두해야만 적어도 뭔가는 된다는 것이다. 한 시대를 열광케 하는 예술가들에게는 스스로도 제어되지 않은 그런 예술적 광기를 가지고 있었기에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세상에 알릴 수 있었으리라.
노래에 미쳐 오직 노래 하나만을 위해 어릴 때부터 외로운 길을 걸어온 청년이 있다. 고되고 힘든 길을 꿋꿋이 걸어온 김동규씨(32세). 지난해 10월 18일 홍대 상상마당에서 자신의 1집 앨범을 발표하면서 데뷔하였고 올해 7월7일 ‘THIS IS ROCK’으로 단독 콘서트를 열면서 세상에 자신을 선보였다. 오랜 준비 끝에 희망 라이터 디케이소울(DK SOUL)이란 이름으로 첫 발을 떼기 시작한 것이다. 이십대 초반부터 십여 년간 노래를 했었지만 그 모든 것이 디케이소울이 되기 위한 준비 기간이었다. 그는 신인이지만 탄탄한 락 창법과 부드러운 소울에 포크가요를 기반으로 오랜 시간 한국적 포크음악을 위해 노력해온 뮤지션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노래를 듣노라면 단순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귀를 간질이는 어쿠스틱 기타 선율은 오랜 무명시절을 지나온 그만의 독특한 창법과 목소리에 잘 녹아 있었다.
작사, 작곡, 편곡, 노래까지 팔방미인 뮤지션
그는 분명 신인이지만 신인답지 않은 음악성을 가졌다. 작사는 물론 작곡 편곡까지 하며 자신이 만든 곡으로 노래를 부른다. 언제 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날 갑자기 신이 주셨단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어떤 신이 주셨는지 모르겠는데 가만히 있으면 곡이 떠오르고 가만히 있으면 선율이 생각나고 가사가 생각난단다. 길을 가다가도 잠을 자다가도 가사가 쓰여 지고 곡이 만들어 진다며 특별한 이유가 없단다.
예를 들어 인터뷰하고 있는 그 상황까지도 자연스럽게 가사를 붙여 노래를 부를 수가 있단다. 그러면서 그는 기타로 가사를 붙여 즉석으로 곡을 만들어 노래를 불러줬다. 그는 그 이유가 보컬이 할 수 있는 수많은 곡을 카피해 보았기 때문이라며, 70년대부터 우리나라 팝송, 락, 메탈, 블루스, 재즈 까지 전부 다 카피를 해보았단다. 그러니까 화상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들어와 있기에 마음대로 꺼내라 해도 꺼낼 수 있을 만큼 곡이 저절로 나오는 것 같다고 말을 하지만 그가 가진 음악적 재능이 그런 음악성으로 연결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 그는 상명대학교 대학원 뮤직 테크놀로지 학과 마지막 학기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데 좋은 분들에게서 여러 가지 영향을 받아서 노래가 더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김동규(디케이 소울, DK SOUL)
1980년 안동 풍산 출생, 상명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뮤직테크놀로지학과 재학 중, 작년에 정규1집 <3 MINUTE 30 SECOND & CALLING>을 올해 1.3집 <ANGEL EYE SOUND>를 발표했다. 2008년 TBS 서울숲 가요제 금상, 2010년 한국포크송협회 대천 포크가요제 대상, 2008년 서울경기대학 창작가요제 3회의 대상을 수상했으며 영화 도쿄택시 OST 얼굴 등을 노래했다.
엄격한 아버지와의 갈등, 결국 가출로 이어져
그가 처음 가수의 길에 들어선 것이 안동중학교 2학년 다닐 때였다. 그때 친구들과 ‘락밴드’를 만들면서 창작 댄스도 같이 하고 마이클 잭슨 춤을 추면서 시작되었다. 기타를 치는 친구들과 ‘five finger self servers’를 만들어 노래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만 해도 안동에 락 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어서 그는 춤추는 대회 같은 곳에 자주 나갔었단다.
“춤은 출 자리가 많았는데 공연할 곳은 없었어요. 제가 마이클 잭슨 춤을 잘 쳤거든요. 그러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현악기사에서 주최하는 공연에 참여하기도 했었죠. 그러면서 전 안동에서 멈추고 싶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방학이 되면 이태원에 올라와서 음악클럽에도 가고 홍대에 와서도 활동하는 여러 밴드들을 보며 놀다가고 그랬죠. 또 중학교 때 안동댐에 안동대학교 음악 동아리 ‘코마’ 형들이 연습하던 컨테이너 박스가 하나 있었어요. 그곳에 자리가 비어 있을 때 가서 우리끼리 드럼도 쳐보고 연습하곤 했었지요. 그때 당시 제가 생각하는 밴드는 그 약간 댄스와 복합적인 밴드, 고전적인 밴드가 아니라 왜? 마이클 잭슨의 춤도 밴드와 같이 할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으로 밴드와 춤을 함께 연습하고 그랬어요.”
그가 그렇게 자유롭게(?) 음악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집을 나왔기 때문이다. 그는 음악을 한다고 집에서 쫓겨났다고도 하고 가출이라고도 표현했다. 어쨌거나 부모님은 그가 음악 하는 것을 결사반대하신 것이다. 사실 그가 중학교 입학 할 때 고등학교 공부를 할 정도로 부모님께서는 공부를 많이 시키셨단다. 그러면서 공부 이외에는 아무것도 못하게 하셨다. 텔레비전 시청도 컴퓨터도 외식도 한번 해 본적이 없는 어린 시절이었다. 가정 형편이 힘들지는 않았단다. 아버지가 공직에 있었으니 경제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상당히 어렵게 살았던 분이라 절약이 습관이 되어 몸에 배어 있어 가족들에게도 그 삶을 강요하여서 많이 힘들었단다.
“거의 독재 수준이라고 보면 돼요. 충격이 컸죠. 그러면서 돌파구가 음악을 듣는 것과 노래하는 것 밖에 없더라구요. 어릴 때부터 이름도 모르는 팝들을 무조건 따라하고 좋아했어요. 특히 김현식과 마이클 잭슨을 제일 많이 좋아했어요.”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배우고 싶은데 아무것도 못하게 하니까 많이 속상했었다. 그때 만일 컴퓨터를 배웠으면 지금쯤 음양학 박사가 되었을 것이라며 많이 서운해 했다. 어린 마음에 상처가 많이 되었나보다. 이십여 년이 지난 지금도 아쉬워하는 걸 보니.
초등학교 5학년인가 6학년 때 성적에 양이 몇 개 있었다. 워낙 운동도 좋아해서 공부에 좀 소홀히 했던 모양이다. 그런데 그것 때문에 아버지가 너무 심하게 때리셨다. 얼마나 많이 맞았는지 그때 맞은 서운함이 끝이 없더란다. 졸업식날도 집에 가자 말자 두들겨 맞았는데 그만큼 자신에게 기대가 큰 것은 알지만 어린마음에 그 만큼의 이해력이 자라지 못했었나 보다.
“아버지가 이건 네 몫의 식량이야 하며 어린아이에게 무거운 볏짐을 지어 주는데 어린 나는 집으로 가지고 갈 힘이 없고 그렇다고 그것을 덜어서 갈 지혜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 거기서 넘어지는 거죠. 굉장히 지쳐 있었고 힘들었어요. 그냥 그때 아버지가 나쁘다가 아니라 그런 아버지의 방식이 싫었어요. 안동 특유의 가부장적인 느낌에다 공부만 강요하는 집안의 환경이 싫었던 거지요 ‘왜 꼭 이래야 되는데’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거 하고 살고 싶은데……. 늘 그런 고민 속에 살았지요. 결국 저는 아버지는 아버지 인생을 사셔요. 저는 제 인생을 살게요. 그러고 집을 나왔어요.”
“우리 아버지요? 보통분이 아니셔요. 대단하신 분이에요. 놀라우신 분이셔요. 지금도 대단하셔요.” 아버지가 어떤 분이시냐는 내 물음에 대한 그의 답이다.
“안 된다는 생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세요?”
그 가출이 21세까지 계속되었다. 중학교 2학년, 겨우 15살이다. 그 나이에 집을 나와 혼자 생활했으니 얼마나 고달프고 신산한 삶의 여정이었을까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러면서도 끝까지 학교를 마칠 수 있었던 이유는,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자신을 바로 세울 수 있었던 버팀목은 그에게 음악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대단하신 아버지를 그는 꼭 빼어 닮은 듯하다. 보통 중학교 때나 고등학교 때 가출의 충동을 느끼고 더러는 용감하게 가출을 시도하지만 길지 않는 시간에 다시 집으로 들어가는 것이 대부분의 학생들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정말 비행청소년의 길로 들어서거나.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이 되지 않는 나이니 만큼 가출 생활을 계속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이었겠는가? 어찌 생활했냐는 질문에 그는 그냥 웃어 넘겼다. 그저 여기저기 기웃거렸다는 정도로만 말하고.
그래도 아버지는 그의 소재 파악을 하지 않으셨단다. 그가 어디서 무얼 하고 살아가는지 알고도 모른 채 하신건지 정말 모르셨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그는 모르셨을 거라고 말했다. 어머니가 학교에 오셔서 등록금만 내어 주셨다고. 학교생활도 거의 퇴학 수준인데 선생님들이 이해해 주셨단다. 음악 하는 애니까 춤추는 애니까, 그래도 싸움질을 하지는 않으니까, 학교에 오면 조용히 있고 영어 수학은 남들처럼 하니깐 이해해 주시고 봐 주셨단다. 그런 상황이었다면 그가 굳이 말하지 않았지만 살아간다는 자체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용돈을 벌어 쓰기 위해 아니 살아남기 위해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고 한다.
그는 갑자기 내게 물었다. 안 된다는 생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느냐고?
“난 무조건 최고가 될 거라는 에너지와 넌 절대로 안 돼 하는 에너지가 만나면, 제가 아무리 큰 걸 가지고 있어도 저 녀석은 절대 안 되라는 에너지에 부딪히면 바닥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조금만 정말 조금만 도와 주셨으면 내가 좀 더 빨리 성공하지 않았을까? 가수로서 작곡가로서 성공했을 텐데, 지금처럼 기다리는 시간들이 이렇게 초조하고 힘들지는 않았을 텐데……. 혼자서 꾸려서 사느라 정말 힘들었어요. 지금은 노래를 하려고 하니까 체력이 딸려요. 고생을 많이 해서 몸이 힘든 거지요. 보컬도 편안한 음악을 하는 보컬과 보컬리스트는 다르거든요. 보컬 스타일리스트가 되면 체력적 부담이나 심적 부담이 엄청나게 커지게 되지요. 물론 제 만족일 수도 있지만 음악을 정말 좋아하니까 정면 승부를 해야 된다는 마음으로 하고 있어요.”
기타 하나 달랑 메고 서울로 간 청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한참이나 지나서 그는 집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그는 서울로 올라온다. 본격적인 음악 공부를 하기 위해서.
그는 앨범 1집에 있는 타이틀곡 ‘3분30초’는 서울로 귀경하며 느꼈던 세상 음악을 향한 메시지와 정든 고향을 등지고 떠나와 힘겹게 살아야 했던 하루살이 뮤지션의 슬픈 감정을 오롯이 담아낸 곡이다.
그는 음악을 하기 위해 처음엔 여러 곳의 기획사를 들어갔었다. 그런데 기획사에서 주는 곡이 마음에 들지 않았단다. 그러면서 자신이 만든 곡을 들려주면 기획사에서는 또 그게 무슨 노래냐며 트로트도 아니고 포크도 아닌 그만의 음악세계를 이해받지 못했었단다. 6,7년 전에 그는 이미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을 작곡하였었다.
“이런 말 있잖아요. 남들이 앞으로 걸을 때 뒤로 걸어라. 남들이 빨리 걸을 때 천천히 걸어라.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배어 있어요. 남들과 같은 스텝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창의력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아요. 어떤 곡이 있으면 저는 그 곡을 다 바꿔서 불러 봐요. 때로는 편곡이 너무 촌스럽지 않나 그러지만 제가 그러죠. 그럼 촌스럽게 한번 해 보세요라고. 나는 할 수 있거든요. 제 것으로 만들 수가 있어요. 저만의 음악의 세계를 이끌고 나가려고 해요. 그런데 그런 음악들이 지금은 대중화가 되어가는 음악들이에요. 제가 세계적인 흐름과 같이 가고 있다는 거죠. 저는 대학로에서 많이 노래를 하는 편입니다. 거기엔 젊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제 맘대로 노래해도 그들은 저런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 하는구나 하며 이해해 주고 들어 줍니다.”
그는 정작 대학은 체육학과를 나왔다. 태권도를 전공했는데 어려서 집을 나왔지만 나쁜 길로 빠지지 않은 이유가 음악이었는데 정신수양이 되는 태권도가 그의 삶을 지탱해주는 또 다른 버팀목이 되었단다. 그러면서도 배가 고파도 음악 공부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돈을 모아 기타학원도 다니고 피아노 학원도 다니며 작곡 프로그램에 쓸 컴퓨터도 장만하며 뮤지션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한걸음씩 내딛은 것이다.
“TV에 나와야만 가수? 방송국에서 절 찾게 할겁니다”
한동안 그도 라이브 카페에서 노래를 했었다. 거기서 아무리 노래를 잘해도 자기만의 색을 지닌 아티스트가 될 수 없을 것 같아 그만 두었다. 계속 머무르면 발전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사람들은 텔레비전에 나와야 가수라고 하겠지만 그렇더라도 노래가 좋지 않으면 바로 끝나버리는 게 가수지요. 저는 아직 뜰 때가 안 된 거 같아요, 저도 자존심이 있어요. 공중파 방송에서 절 찾도록 만들 거예요. 그만큼 노력하겠다는 말이기도 해요, 안동인의 고집, 정신이라고나 할까, 뚜렷한 자기만의 것이 있어야 한다고 봐요. 제 노래가 진정성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성도 있거든요. 저의 가창력과 성량이 일반 사람보다 4배가 높다고 엔지니어들이 제게 말하더군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시골에서 올라와서 딛고 설 언덕이 없었기 때문에 아직 이러고 있는 거예요. 저 개인적으로는 지금도 성공했다고 봐요.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에 기타리스트 최희선이라는 분이 제게 한국에 세미 헤이커라고 보컬에 최상급 찬사를 보내주시며 절 도와주시고 또 백제예술대학에 강사도 하며 또 제게 레슨 받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레슨도 하고 있으니까요.”
그는 세계적인 라커를 꿈꾸며 몇 세기가 지나도 기억에 남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어 한다. 자기 음악을 담는다면 마음을 담는다면 다 소울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소울은 흑인 음악의 소울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한 음악적인 소울과 상관없이 정말 동규의 마음이 담긴 작품들이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했다. 자기 마음의 진심을 담아 노래를 부르면 그 마음이 어느 공간에 가든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고 전해진다고 말한다. 작곡을 하면서도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어느 악기로 하면 그 마음을 잘 표현하여 전달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영혼을 담은 김동규(DK소울)의 노래를 불러본다
그는 누굴 닮았을까? 그 감미로운 목소리 독특한 보이스 칼라는 누구에게서 받은 것일까?
아버지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그가 그토록 미워하고 이해되지 않았던 아버지가 공무원 시험을 보기 전에 가수를 하려고 다녔던 적이 있었단다. 그러면서 그는 말했다. 아버지가 하려고 하다가 안 되니까 그렇게 반대를 하셨던 것 같다고. 그래도 너무 하셨다며 덧붙인다.
그런 아버지가 동창회 카페에 아들의 노래를 동영상으로 올려놓은 사실을 그는 알까? 비록 반대는 하셨지만 누구보다도 더 아들의 가수로서의 성공을 바라고 있음을, 자신의 꿈을 대신 이루어 주는 아들을 마음 속 깊이 응원하고 있음을 그도 언젠가는 알게 될 것이다. 그게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을.
그는 대중들에게 노래 잘하는 가수, 정성 있는 가수, 진실로 노래하는 가수, 멘탈이 건강한 가수로 남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도 쉽게 보이고 싶지 않는 가수가 되고자 한다. 인간 김동규가 일반화되어 버리면 음악이 깊어지지 않을 까봐 걱정도 하고 있었다. 가끔 사람들에게 ‘가수 김동규입니다’라고 소개하면 ‘TV에도 안 나오는데 가수는 무슨 가수야?’ 그런 소리를 들을 때가 제일 서운하다 했다.
풍산이 고향인 그가, 마지막 집을 떠나오면서 꿈을 못 이루면 고향으로 안돌아 가겠다고 다짐했던 그가, 어머니께 ‘성공 하고 올께’ 했던 그가, 이제 안동에 간다. 9월 30일 추석 저녁에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축하콘서트에 초대가수로 무대에 서게 된 것이다. 그는 5인조 ‘디케이소울밴드’도 결성해 라이브무대에 서고 있다. 탄탄한 실력과 파워풀한 무대 매너를 보여주는 그와 그의 밴드의 공연을 이제 안동사람들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게 되었다. 평소에 안동사람으로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는데 그 작은 꿈 하나가 이루어진 것이다. 그의 아버지, 2남 2녀 중 장남이라 음악 하는 것을 반대하시며 아예 시험도 못 보게 하셨던 그의 아버지가 제일 반가워할 소식이 아닌가 싶다.
인생은 선택이다. 선택하기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선택은 중요하고 누구나 자신이 선택한 인생길을 가게 되고 그 결과의 열매를 먹게 된다. 가수 김동규가 선택한 그 인생길을 축복해 주고 싶다. 안동의 정신을 간직한 세계적인 가수로 이름을 남기기를 기대해 본다.<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 14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