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글/박인수_본지 운영위원, 경희한의원 원장)
기다린다는 것은
따스한 봄볕이 대지에 입맞춤하면 겨우내 얼어붙고 죽었던 것들이 되살아난다. 죽었던 가운데 다시 되살아나는 부활은 얼마나 좋은 것인가. 그래서 사람들은 봄을 ‘기다림의 계절’이라고도 한다. 기다림은 곧 간절함이자 소망이며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따사로운 봄을 기다리지만 올해는 그 봄이 쉽사리 오지 않아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같다. 지난겨울 이상 한파로 혹독하게 춥더니 4월 초순에도 춘설(春雪)이 내리고 중순까지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화사하게 피어야 할 목련과 벚꽃은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하고 추위에 잔뜩 오그라들었다가 차가운 봄비와 강풍에 다 떨어지고 말았다. 그래서 올 4월은 꽃들에게 잔인한 달이긴 했으나 그래도 열매 맺을 것은 다 맺고 내년 봄을 기약하며 또 다른 한 해를 기다릴 것이다.
때가 되면 반복되어지는 이런 기다림은 사람들의 일상이 되어버린 것이라 특별함이 없고 시간이 지나가면 아무렇지 않게 흘러간다. 하지만 이런 것과 달리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바라고 기다리는 것은 성격이 좀 다르다. 일단 그렇게 해서 기다린다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왜냐하면 기다리는 나는 을(乙)이고 기다리는 대상은 갑(甲)이 되기 때문에 언제가 그때가 될지 몰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고 그래서 힘들고 때로는 짜증나고 신경질이 나기까지 한다. 그러다 기다림에 지친 어느 날 ‘대체 내가 지금 무얼 하고 있나?’ 하는 회의가 느껴지는 그 순간에 기다림을 멈추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기다림을 지속하는 것이 어려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정도까지 적당히 기다려보다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그만두고 만다. 가끔 끈기 있게 기다리는 초인적인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얻고 성공한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기다림의 미학(美學)이다. ‘기다리는 그 대상이 자신에게로 올 때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되 그 기다리는 순간이 자신의 내면을 가꾸는 시간이 되어 기다림을 아름답고 고귀하도록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기다림의 미학이지만 냉정히 보면 자기 위안일 뿐 그렇다고 힘든 순간을 견뎌야 하는 기다림의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는다.
‘주역’에서 말하는 기다림
그렇다면 그토록 힘든 기다림을 우리가 지속해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그것은 기다림으로 인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보상이 많고 기다림이야 말로 인류가 가진 최상의 지혜이기 때문이다. 기다림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와 일맥상통하고 있는데 기다림에 대한 가장 오래되고 구체적인 기술은 동양의 최고(最古)경전인 주역(周易)에서 찾을 수 있다. 주역에는 기다림이란 ‘어떤 일이든 그걸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적당한 때가 있고 그 때를 기다릴 줄 아는 것이다.’라고 되어있고 기다림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는데 그 첫째는 믿음이며, 둘째는 현실 참여이고 셋째는 때가 왔을 때 일을 추진하는 능력인데 이 모두를 다 갖추고 있으면 때를 만나 큰일을 이룰 수 있다고 되어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늘 좋은 심성과 바른 자세를 가지며 때 묻지 않은 깨끗한 곳에서 기다려야 하는데 왜냐하면 아무리 오랜 수행과 공부를 통해 경륜을 쌓았다 하더라도 그것이 잘못 사용되어 진다면 그 기다림이란 무의미한 것이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기다림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음인 것은 기다리면 내가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언제까지고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왜, 어떻게, 어디서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고 그냥 목적도 없는 상태에서의 기다림은 기다림이 아니라 시간 죽이기다. 기다리되 미래의 그 시간이 오기까지 현재의 시간을 잘 준비해야 한다. 그냥 막연히 기다리는 게 아니라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무엇을 하며 기다릴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는데 최상의 방법은 현실에 충실하면서 가족들까지 잘 돌보면서 기다리는 것이지만 그게 안 되면 청렴하고 곧게 살면서 지내는 것이 차선이며 제도권 밖에 머무르면서 현실을 외면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을 가장 아래에 두었다. 어쨌거나 그렇게 기다리다가 마침내 때가 되면 자신을 도울 귀인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 귀인을 공경의 마음으로 맞이하여 그 가르침을 실천하면 대망(大望)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주역의 기다림이다.
믿고 기다린 끝에 큰일을 성취한 강태공
그렇다면 주역의 가르침대로 믿고 기다린 끝에 큰일을 성취한 사례부터 찾아보기로 하자.
우리는 기다림의 미학을 말할 때 흔히 낚시를 예로 든다. 낚시꾼을 일러 강태공이라 하는데 강태공은 BC 12세기경의 실존 인물로 성은 강(姜)이고 이름은 상(尙)이다. 그의 선조가 하(夏)나라 우(禹)임금 때 치수사업에 공을 세워 제후국인 여(呂)에 봉해졌으므로 본성은 강이지만 봉지 명을 따라 여상(呂尙)으로 불리었다. 그는 은나라의 제후국인 주(周)나라 문(文)왕과 그의 아들인 무(武)왕을 도와 은(殷)을 멸망시키고 중국대륙을 다스리는 주나라를 건국하게 했고 그 공로로 제(齊)나라의 제후(諸侯)에 봉해져 제나라 시조가 되었던 인물이다.
여상에게는 마(馬)씨 성을 가진 부인이 있었는데 여상이 바깥세상과 인연을 끊고 오로지 공부만 하고 있으니 집안 살림은 오롯이 부인 몫이 되어 나날이 궁핍해져 갔다. 어느 날 부인이 일을 나가면서 마당에 널어놓은 갱피(곡식의 한 종류로 먹을 수 있는 피)를 비가 오면 걷어 달라 당부 하였으나 여상이 비가 오는지도 모르고 책 읽기에 몰두하는 바람에 그만 갱피가 빗물에 다 떠내려 가버렸다. 힘든 일을 끝내고 집에 온 부인은 망연자실했고 화가 난 부인은 그 길로 친정에 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부인이 자신을 버리고 떠난 뒤 여상은 크게 낙담했다. 그는 위수(渭水. 황하강의 한 지류)에서 낚시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는데 당시는 청동기 시대라 철(鐵)이 없어 지금과 같은 갈고리형 낚시 바늘이 아닌 동물의 뼈로 만든 곧은 바늘로 낚시를 하던 때여서 조과(釣果)가 신통치 않았다. 어떤 날은 사흘 밤낮을 하고서도 한 마리도 잡지 못했는데 그러한 곤궁 속에서도 자신을 데려갈 성군을 매일같이 기다렸다. 그러기를 10년, 마침내 은나라의 제후국 주(周)나라 문(文)왕이 그에 관한 소문을 듣고 찾아오게 된다. 문왕의 이름은 창(昌)으로 서백(西伯)이라고도 불렸는데 후일 그의 아들 무(武)왕에 의해 문왕(文王)으로 추서된 인물이다. 태공(太公) 고공단보의 손자로 부친 계력이 태공의 셋째 아들이었지만 그에게 성덕이 있음을 알아 본 태공이 자신의 지위를 물려주는 바람에 주나라 왕이 될 수 있었다. 그때 태공이 예언하기를 “머지않아 우리 주나라를 크게 부흥시킬 성인이 나타날 것이다.”하였는데 서백은 그 말을 굳게 믿어 가슴에 늘 담아두고 있었다.
그 당시 중국대륙은 은(殷)나라가 차지하고 있었는데 주(紂)왕은 국정은 내팽겨 치고 애첩 달기(妲己)에 빠져 호화궁전 녹대를 짓고 주지육림(酒池肉林)을 만들어 향락과 사치를 일삼았다. 주왕은 직언하는 충신들과 폭정에 반기를 드는 사람들은 포락지형(炮烙之刑)으로 다스리며 달기와 함께 그 잔인한 광경을 보며 즐겼는데 그러자 충신들은 다 떠나고 간신모리배들만 남게 되었다. 사치와 향락에 필요한 돈을 마련하기 위해 수탈은 더욱 극심해져갔고 백성들은 모두 도탄에 빠져 원성이 하늘을 찌를 정도였다.
민심은 자연히 은나라를 떠나 덕망 있는 주나라 서백에게로 옮겨가게 되었는데 그것을 시기한 주왕은 서백의 아버지 계력(季歷)을 죽이고 서백은 유리성에 가두고는 온갖 핍박을 가했다. 그러다가 서백의 맏아들인 백읍고를 죽여서 그의 살을 포(胞)로 뜬 다음 국을 끊여 서백에게 주고는 “그 국을 먹으면 제 아들의 살을 먹은 자로 성인(聖人)이 아니니 살려둘 테지만 그러지 않으면 성인이니 죽이겠다.”고 겁박했다. 서백은 눈물을 머금고 그 국을 먹었다. 보다 못한 서백의 심복 산의생과 굉요 등이 나서서 주왕에게 주나라 낙서의 땅 뿐만이 아니라 미녀와 명마를 뇌물로 바치고는 서백을 풀어주기를 간청했다. 주왕은 그제서야 서백을 풀어주며 활과 도끼를 하사하고 선심 쓰듯 자신을 대신하여 서쪽 지역 제후들을 다스리는 임무를 맡겼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간신히 풀려나온 서백은 한동안 칩거하며 기력을 회복한 다음 이곳저곳으로 사냥을 다니며 심신을 추스르는 한편 태공이 예언한 인물을 찾아내어 주왕에게 복수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을 나가기 전 거북 등껍질로 점을 쳤는데 ‘이번 사냥에서 얻는 것은 용도 아니고 범도 곰도 아닌 패왕(覇王)이 되기 위해 필요한 인재다.’ 라는 점괘가 나왔다. 문왕은 감격하여 사흘간을 목욕재계하고 행실을 삼가다가 위수(渭水) 상류로 갔는데 그 곳에서 낚시하고 있던 여상을 만나게 되었다. 문왕은 한 눈에 여상의 인물됨이 범상치 않음을 알고서 그에게 ‘인재를 고르는 방법’과 ‘민심을 얻어 천하를 경륜하는 방법’ 등에 대해 물었다. 여상이 그 질문들에 대해 막힘없이 답하자 문왕은 크게 기뻐하며 “태공이 예언하신 그분이 바로 당신이군요. 기다린 지 오래되었소.” 하며 여상을 자기 수레에 태워 궁궐로 돌아와 왕사(王師)로 모시었다. 그때부터 여상은 조부인 고공단보 태공(太公)께서 기다리던(望) 사람이란 뜻의 태공망이라는 호칭으로 불리게 되었고 강태공이 되었다.
복수불반분, 쏟아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강태공이 주나라의 재상이 되자 생활고를 핑계로 친정에 갔던 부인이 찾아와서는 옛정을 생각하여 같이 살기를 간청했다. 그러자 강태공은 물을 한 그릇 떠오게 한 뒤 그 물을 땅바닥에 쏟아버리고는 그걸 다시 원래대로 그릇에 다 담으면 그리하겠노라 했다.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니 그릇에서 쏟아져 땅에 스며든 물이 다시 그 그릇에 담겨질리 없는 법. 마 부인은 뉘우치고 후회했지만 “한번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을 수 없듯이 한번 끊어진 인연은 다시 맺을 수 없다”는 강태공의 말에 눈물 흘리며 뒤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강태공은 문왕을 도와 주나라를 키웠다. 별자리의 움직임을 살펴 절기와 일기에 따라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법을 가르쳐 해마다 풍년이 들게 했으며 법과 덕으로 나라를 다스리자 각처에서 백성들이 몰려들었다. 군사력 정비에도 힘을 쏟았는데 은나라 주왕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은밀히 진행했다. 날이 갈수록 주나라는 점차 융성해져 가는 반면에 은나라는 조금씩 무너져가고 있었다. 주왕의 폭정에 시달린 각지의 제후들이 하나 둘씩 복속해 옴에 따라 주나라의 영토는 차츰 커져갔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제후국인 주나라가 천하의 주인인 은나라를 상대하기에는 아직 힘이 미치지 못했다. 문왕이 원수를 갚는 것과 조부의 예언인 대업을 이루지 못하고 눈을 감자 그의 아들 발이 뒤를 이어 무왕으로 즉위했다. 무왕은 고공단보를 태왕(太王)으로 계력을 왕계(王季)로 그리고 서백 창을 문왕(文王)으로 추존하였다. 그러면서 차근차근 국력을 정비하여 천하의 3분의 2가 귀속될 즈음인 무왕 13년에 은나라 주왕을 정벌하러 나섰다. 이때 주왕의 학정에 시달리던 은나라 백성들은 먹을 것을 가지고 나와 연도에서 무왕의 군사들을 환영하였으며, 주왕의 군사들은 창을 거꾸로 잡고 무왕의 군대에게 길을 내주었다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주왕은 목야전투에서 힘 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패퇴하여 녹대에서 몸을 던져 죽고 말았다. 당시 은나라의 병력은 17만 대군이었고 주나라는 3천의 정예병과 4만5천의 군사가 전부였다.
때를 살피고 기다릴 줄 알아야 대업을 이룬다
변방의 제후국인 주나라가 중국대륙을 차지할 수 있었던 데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 중에 가장 큰 것은 때를 살피고 기다릴 줄 알았던 데에 있었다. 강태공이 재상이 되어 가장 신경을 쓴 것이 주나라의 국력과 진면목을 철저히 숨기는 도회(韜晦)의 계책이었다. 그러면서 한 편으로는 은나라의 국정을 문란하게 하여 서서히 붕괴되도록 한 것이었다. 문왕은 강태공의 가르침에 따라 국정을 차분히 수행해나갔다. 당장이라도 원수를 갚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겠지만 너무나 강한 상대 앞에 힘이 약한 문왕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세월이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복수는 미루고 주(周)나라가 천하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웅지로 바꾸어 대업완수를 아들인 무왕에게 넘겨주고 눈을 감았다. 아들인 무왕은 그런 부모의 뜻을 이어받아 또 다시 13년을 착실히 준비하여 마침내 천하의 3분의 2를 복속시킨 다음 적은 피를 흘리고서 은을 멸망시키고 새로운 주나라 시대를 열었다. 천하의 주인이라는 대망(大望)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오랜 기다림의 결과였다.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
기다림이란 과일나무에서 잎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고 그 열매가 익어가는 과정과도 같다. 우리가 먹어야 하는 것이 열매인 과실이라면 과일이 완전히 다 익을 때까지 차분히 기다릴 수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은 한 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일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산물이기에 그 최종적인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는 각고의 기다림이 필요한 것이다.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는 말은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성공한 이들의 좌우명이기도 하다.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그저 기다려서만 되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면서 겪게 되는 힘든 순간들을 자신의 능력을 키우는 시간으로 보내면서 그러한 노력을 통해 자신을 계속해서 성장시켜야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실패한 사람들은 때를 기다리라는 말을 그저 시간만 흘러가면 되는 것으로 알고 기다리다가 막상 힘든 시기를 만나게 되면 불평을 하고 그 시련에 맞서 이겨내려 하지도 않고 조금 해보다가는 포기하고 돌아서서 그렇다. 가만히 그저 기다리는 것은 허송세월하는 것이며 막상 기회가 오더라도 준비되어 있지 않기에 잡을 수 없다. 그러니 기회를 붙잡을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그 때를 맞이하여야 하는 것이다.
끈기와 근성, 긍정 끝에 이루어지는 꿈
무엇보다 기다리기 위해서는 지루함을 잘 견딜 수 있는 끈기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희망이라는 등불을 항상 켜고 분명한 목적의식을 좌표로 삼아 그 여정을 즐기며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 그것도 없이 ‘언젠가는 되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로 하염없이 기다리는 것은 집착이며 시간 죽이기다. 기다림을 오래도록 지속할 수 있으려면 일상의 사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남들이 벌 것 아닌 것으로 여기는 것에서도 기쁨을 찾아낼 수 있어야한다. 그러면서 힘든 현실에서 겪는 고통은 자신의 능력을 신장시키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고 온 몸으로 부딪쳐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차근차근 한 계단씩 올라가는 자신을 확인하고 기뻐해야 한다.
여기서 하지 말아야 할 것은 세상에 대한 불평과 불만이다. 부정적인 사고는 자신의 영혼을 좀 먹고 심신을 병들게 하는 독이므로 때로는 원수마저도 사랑할 수 있어야 하고 용서할 수 있어야 한다. 용서는 남을 위해서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니까. 긍정적인 사고로 모든 일에 감사하며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에 발붙이고 자신이 도약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목표를 정해 나아가야한다. 늘 배우고 익히며 자신을 수양하고 심신을 단련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는 성실함과 흐르는 강물처럼 정중동(靜中動)의 자세를 지니고 때를 기다리며 세상을 관조할 수 있어야 한다. 기다림의 미학은 그것이며 그런 자세를 견지해야만 빈 낚싯대로도 세월을 낚을 수 있는 것이다.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 14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