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안동, 26년의 회상 -둥지가족과 함께 한 ′안동′지(글/지유숙_수필가)

누구나 가는 세월을 따라 살면서 제각기 할 일을 마치고 나서 뒤돌아 볼 때 만족하며 웃을 수만 있다면 그 이상 무엇을 바랄까.

안동지가 나온 지 어언 26년. 역사는 그렇게 흘러 1986년에 창간한 우리집 효원이네 가족신문인 ‘둥지’와 동행길에서 1988년 ‘안동’지를 만나게 되었다. 그간 ‘안동’지의 독자가 되어 주고받은 소식으로 정도 많이 들었는데. 

우리 가족 또한 시집가고 장가가고 대학생이었던 효원이가 교수가 되어 후학을 기르는 길에 서게 되었다. 누구나 그러하듯 각자 제자리를 지키며 갈 사람은 가고 보내며 나도 이제 할 일을 마치고 이런저런 갈무리를 하는 가운데 늘 찾아와주던 친구 하나 잃은 듯 ‘안동’지 종간소식에 다 키운 규수로 출가시킬 나이에 시집보내는 서운함이 뒤따라온다.

지금보다는 젊은 모습으로 표지에까지 나섰던 그날이 그립다. 어제를 돌아보며 추억을 만들어주고 ‘숨어있던 많은 이야기들을 지면으로 차곡차곡 쌓아온 ’안동‘지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며, 안동인으로 고향을 지킨 구실을 크게 했다고 본다. 자식들의 성장과정을 지켜보았던 것처럼 고향의 변화를 지켜보며 아름답게 가꾼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수몰지구로 고향을 잃은 자식들을 위해 나는 얼마 전 늦게나마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새 고향을 만들어주고자 큰 뜻을 품고 언제 들어도 정겨운 뻐꾸기 소리와 풀냄새 향기로운 맑은 공기로 새로운 터전에 자리 잡았다. 새벽이슬 머금은 청초한 코스모스 꽃길로 호좁은 도로를 오가던 옛 고향이 변하여 낯선 황국이 온 들판을 누비는 변화된 모습에서 순리에 순응하는 자세로 옛날을 거슬러 오늘을 지킨다.

그간 어려운 여건에서도 많은 일을 해오고 안동을 아름답게 장식해준 ‘안동’지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 품을 떠난 ‘둥지’가족들이지만 내겐 언제나 변함없는 가족인 것처럼 ‘안동’지 또한 안동사람들에게 그렇게 기억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 152호>





지유숙 님은 가족 모두가 참여해 만들어낸 신문, 효원이네 가족신문인 ‘둥지’를  1988년 안동지 창간호에서 취재하며 인연을 맺게 되었다. 이후 1994년 둥지가족의 든든한 바람막이인 그니를 〈이웃이야기〉의 주인공으로 다시 만나며 인연을 이어왔다. 현재 도산면 서부리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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