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왕건 촬영장에 가다(글/김자현)천년 세월에 가려졌던 고려!
안동에 드디어 그 웅장한 모습을 드러냈다.
21세기에 만나보는 고려촌. 안동사람들에게는 안동댐 민속촌 까치구멍집 뒷골이라고 하면 더 이해가 빠를 것이다. 안동시 성곡동 윗트골과 안동댐 선착장에 왕건촬영세트장이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달부터 본격 촬영이 시작되며 KBS드라마를 통하여 안동촬영장 모습이 전국의 안방을 찾게 될 것이다. 이미 지난 1월 4일 '6시 내고향'에 방영 후 구정 밑 1월 21일에는 '삶의 체험현장'에도 방영되었다.
안동시는 지난해 2월 28일 안동호주변개발촉진지구개발계획에 포함하여 건설교통부의 승인을 얻어 앞으로 이곳 일대 4만 7천평의 부지에 고가옥박물관을 조성할 예정이다. 전통가옥과 전통문화유적, 촬영시설 및 기반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전통문화유산이 가장 많이 산재된 이 지역에 옛 성현들의 생활풍습을 재현하고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통하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함은 물론이고, 각종 개발로 인하여 헐려지는 가옥들을 한자리에 이건하여 모아둠으로써 나중에는 그것이 곧 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구역일대 1만 2천평의 부지에 대하여 공공용지입지승인을 얻어 우선 한국방송공사와 안동시가 협약을 통하여 드라마 촬영장을 조성, KBS에서 촬영장으로 사용하고 향후 10년후에는 안동시에 기부체납하는 조건으로 촬영장을 조성하게 되었다.
안동시는 부지제공과 토목공사, 기반시설, 조경 등의 공사를 책임지고, KBS측에서는 촬영을 위한 디자인과 건물을 신축하고 촬영 후 방영을 통하여 안동 홍보를 담당한다. 지난해 5월 부지조성공사를 착수 11월 22일에는 상량 및 진수식을 한데 이어, 촬영장 공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어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가게 된다.
촬영장 시설들
안동댐 민속촌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가면 까치구멍집이 나타난다. 지금 헛제사밥을 팔고 있는 곳이다. 이 집을 옆으로 끼고 새롭게 확장된 포장길을 따라 조금 올라가다 보면 좌측에 초가 5동과 화장실 1동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앞으로 전통상가지역으로 촬영장과 민속촌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안동의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상가가 조성될 곳이다.
한국민속촌의 전통음식점을 연상하면 좋을 것이다. 현재 민속촌내에 위치한 헛제사밥과 건진국수 등 전통음식점 3곳도 앞으로는 장사를 못하게 된다. 모든 상가는 이곳에서만 장사를 할 수 있게 하여 민속촌 내 불법 상행위로 인해 민속촌 자체가 변형되어 가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전통상가건물을 뒤로한 채 확장된 비포장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아직까지 철거되지 않은 전봇대가 한 두개 눈에 보이지만 여기서부터는 전기 및 전화선이 모두 지중화로 묻혀있는 곳이다. 옛모습 그대로의 촬영을 위하여 지중화 공사를 한 것이다. 비포장길은 말을 타고 달리기 위한 길이다.
조금 더 올라가면 지금 한창 공사중인 촬영장 시설 내 공동화장실이 나타나고 오른쪽에는 V자형 초가집이 보인다. 이 건물은 앞으로 촬영을 위한 탤런트 및 스탭진의 휴게소로 활용된다. 마주보이는 ㄱ자 통나무 초가집은 촬영을 위하여 탤런트들에게 갑옷과 수염 등 옛 모습으로 바꿔놓을 분장실과 소품실로 활용이 될 곳이다.
여기서부터는 웅장한 기와집과 성벽 등 초가 여러동을 만날 수 있다. 성벽아래 개울가에는 옛모습 그대로의 빨래터가 만들어져 있다. 우리 눈에 가장 먼저 보이는 큰 기와집은 옛 관아건물로 돌담으로 둘러져 있으며 가장 밖에 있는 건물이 외삼문으로 5칸 겹집이다. 현재 태사묘 외삼문이 3칸이고 보면 그 규모가 짐작이 갈 것이다, 안쪽 건물이 내삼문으로 돌계단 위에, 질청, 행랑채가 함께 있으며 내삼문을 들어서면 바로 관아 동헌건물이 나타난다. 옛날 고을의 원님들이 집무를 보던 건물로 촬영에 있어 가장 많이 활용되는 건물이기도 하다.
동헌건물 뒷편에는 고을 원님의 숙소인 내아건물이 있다. 모든 건물이 원목 통나무 기둥으로 세워져 있으며, 바닥에는 전돌 7천장이 깔려져 있고 기와는 FRP로 특수제작되어 반영구적이기도 하다. 문경, 제천세트장과는 달리 한국방송공사에서 특별히 관심을 가지고 짓는 건물임을 짐작해 볼 수 있다
관아건물을 한바퀴 돌아나와 회랑채와 연결된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감옥건물이 나타난다. 이 감옥건물은 고려시대 감옥으로 두동이 지어져 있으며 중죄인 감옥과 일반감옥으로 분리된다.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에서 촬영되는 감옥시설과 관아건물은 수원민속촌 한곳 뿐이다. 안동에 지어진 관아 및 감옥건물에서도 앞으로 많은 드라마 촬영이 있을 것으로 본다. 그것은 수원민속촌의 건물보다 시설이나 규모면에서 더 뛰어나기 때문이다.
감옥터에서 바라보는 초가 20동은 후삼국시대 당시의 민가 및 저자거리가 조성되어 있으며 대나무로 얼퀴설퀴 엮어져 있는 당시의 염색공장을 비롯하여 옛모습의 닭장과 대나무 울타리 등이 특이하다. 지금의 백화점이라 할 수 있는 당시의 상가건물은 원통형으로 안쪽에서는 하늘을 볼 수 있도록 지어져 있다. 앞으로 돌담 및 싸리문을 비롯한 조경사업을 추진하면 더 멋있어 보일 것이다.
이외에도 주막집, 工자집을 비롯하여 드라마마다 그 역활과 기능을 달리할 수 있는 초가들이 즐비하다. 초가집들을 유심히 보노라면 초가이엉의 두께가 엄청스럽다. 아마도 5∼6년 정도 이엉을 덮은 오래된 지붕으로 보인다. 또한 모든 벽체와 담장은 합판에 특수칠을 통하여 흙벽 또는 돌담으로 보이게 하였다.
해상촬영장
촬영장을 뒤로한 채 이곳에서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있는 안동댐 선착장에는 후삼국시대 목선 6척이 웅장한 모습으로 호수 수면에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곳은 해상촬영장으로 앞으로 태조왕건을 비롯한 옛 해상전투장으로 활용될 것이다. 목선 6척은 부산항에서 오징어잡이 원양어선으로 활용하던 배를 매입하여 안동댐으로 옮겨와 3개월의 기간에 걸쳐 옛 모습의 목선으로 개조한 것이다.
이 배 6척을 부산에서 옮겨오는데 무려 7일나 소요되었다. 국도를 따라 특수 추레라에 싣고 교통량이 적은 밤시간을 이용하여 영덕에서 안동을 거쳐 주진교 선착장에 진수시켜 개조한 것이다. 개조하기전의 선체 폭이 5m 길이 27m로 추레라에 싣고 청머리재 철교 굴다리를 통과하지 못하여 북후, 녹전으로 돌아서 온 것이다
이 배들은 왕건의 나진전투에 활용되며 태조왕건의 해상전투 출병식과 함께 앞으로 KBS가 제작할 다른 프로그램의 옛 포구 모습을 담아나갈 계획이다 특히 이곳에는 해상가옥을 비롯하여 망루, 목책등이 있으며 앞으로 드라마 해상전투의 본거지로 활용될 계획이다.
목선 6척에는 각 배마다 동력이 달려있어 시속 8노트 정도 속력으로 움직일 수 있다. 목선에는 노를 저을 수 있는 시설과 함께 닻을 비롯하여 돛대 등 전문가의 고증을 받아서 제작한 것들이다. 저 웅장한 목선 6척에서 불화살을 쏘고 화살에 맞은 병사는 물에 빠지고 칼과 창을 휘두르며 치루어질 해전장면이 눈앞에 아른거린다. 또한 왕건이 손을 높이들어 출병을 명령할 지휘대가 설치되어 있다.
향후계획 및 기대효과
안동시는 이와 연계하여 이곳 일대에 유교문화권사업으로 중심숙박거점단지(5십9만4천평)를 비롯한 박물관 및 야외민속촌 확장, 보조댐 횡단 인도교가설 등을 통하여 시민들의 휴식 여가공간으로 조성하여 하회마을, 도산서원을 비롯한 또 하나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갈 계획이다
앞으로 교통난 해소를 위한 주진입로 개설과 주차장 확보, 향후 효율적인 관리문제 등 당면한 과제가 있지만, 이번에 조성된 드라마 촬영시설을 통하여 안동에서 바다와 육지을 한꺼번에 촬영할 수 있는 모든 시설을 완비함으로써 21세기 고부가 영상산업의 기틀을 마련하였다는 것이 큰 성과일 것이다.
또한 스쳐가던 관광에서 유교문화권 중심숙박지구를 조성해 머물러가는 관광으로 볼거리를 제공함은 물론 관광객들에게 체험공간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는 관광지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누가 뭐래도 지금 안동은 뜨고 있다.
엘리자베스 영국여왕방문이 그랬고, 올해 1월 1일 아침에 방영된 굿모닝 Mr. 퇴계가 그렇고 정부시책으로 확정 발표된 유교문화권개발이 그렇고, 여러분의 안방을 찾을 KBS 드라마 촬영장 조성이 그렇다.
우리는 지금 이것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바로 성숙된 시민의식이 필요한 것이다, 안동을 찾는 관광객들이 다시 안동을 찾을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들이 다시 안동을 홍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시민 모두가 이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안동인이 발휘했던 그 슬기와 지혜를 한데모아 안동의 침체성을 타파해 갈 수 있는 길은 관광 안동, 바로 우리가 살고 있는 안동을 한국속에 또 하나의 한국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