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리학적 우주론(글/편집부)도덕적 공동체를 이루고자 하는 유학의 이상은 성리학에 와서 철학화된다. 따라서 성리학은 사소한 인간의 윤리적 행위조차도 자연의 거대한 우주법칙과 연관지워 설명한다.
조선성리학의 기초를 다진 퇴계는 우주론, 심성론, 수량론 등 유학의 다양한 영역을 체계적으로 망라하여 그 유명한 '성학십도'로 정리하였다.
한마디로 '성학십도'는 퇴계사상의 정수라 할 수 있다. 표지의 그림은 태극-음양-오행-만물로 전개되어 나아가는 성리학적 우주론인데 성학십도 중 제1태극도에 설정되었다. 현대과학기술로 찍은 오늘날의 우주를 그 배경으로 하여 성리학의 우주론과 서로 비교하였다.
표지의 제일 앞에는 마치 지구본과 같은 사진이 있는데, 이것은 지구본이 아니라 성리학에서 보는 천체(우주)를 모델화한 소위 '혼상'(흔히 혼천의라고 부르는데, 혼천의는 전체관측기구로서 이것과 다르나 도산서원 유물관에서 처음 누군가가 잘못 이름을 붙여 아직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이다.
퇴계는 성리학의 우주론을 제자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교육용으로 이 혼상을 만들어 가르쳤는데 퇴계의 혼상 자체가 귀중한 문화유산으로 원래 형태대로 복원할 가치를 지니고 있다. 혼상의 구 위에는 하늘의 별자리가 그려져 있었으나 현재는 거의 알아내기 힘들어 안타깝기 그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