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야생화 즐기기(글/김재창)

매일 매일 야생화를 바라보며 입춘과 우수가 지나 얼었던 땅이 녹고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나는 봄이 어서 빨리 오기를 나는 누구보다 간절히 기다린다. 봄이 되어 보드라운 땅 표면을 살며시 떠들고 일제히 솟아오르는 모습을 바라볼 때 식물을 키우는 한사람으로서 야생화는 나에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을 안겨준다.

하우스 안쪽 양지바른 곳에 있는 패모는 이미 새싹을 손가락 한마디만큼이나 올렸고, 새끼노루귀는 벌써 꽃망울을 터트린 녀석도 있다. 이렇게 포트(pot)에 담긴 야생화를 바라보며 혼자 하우스 안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나의 겨울철 일과가 되었다.

문화 수준이 향상됨과 더불어 가정원예활동도 늘어나게 된다. 특히 요즘 야생화를 취미로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것은 기존의 꽃시장이나 화원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하고 이국적인 식물에 식상해 있는 상태에서, 우리의 정서에도 잘 맞고 청초한 아름다움과 깊이가 있으며 사계절 다양하게 변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야생화에 우리들의 관심이 더 커지는 것 같다.

이렇게 야생화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의 가정에서 많이 키우던 열대, 아열대의 관엽식물이나 선인장 등에 이미 길들어져 있어서 그런 방법으로 야생화를 관리하다가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야생화는 우리 주위의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과 나무가 많아서 편안하고 정감이 많이 간다. 그래서인지 가정에서 재배할 때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화단이나 일반 노지에서 심어서 키울 경우 잡초제거 등 조금만 관리하면 번식도 잘하고 꽃도 잘 피워 키우기 쉬운 편이나 화분에 심어 실내로 들여올 때는 외부 환경과 큰 차이가 생기므로 식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일반적으로 집에서 키울 때는 온도, 습도, 햇빛, 통풍 등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정하여 조금만 신경을 써주면 잘 키울 수 있다. 식물이 잘 자라는 환경은 사람에게도 쾌적하고 좋은 환경이 될 수 있으므로 식물이 잘 자라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은 여러모로 매우 유익하다.

온도는 겨울의 내한성(추위를 견디는 정도)과 여름의 지나친 고온에 주의해야하는데 야생화들은 종류별로 내한성의 정도에 차이가 있다. 안동 등 중부지방의 노지에서 충분히 잘 월동되는 노루귀, 할미꽃, 은방울꽃, 매발톱, 비비추, 앵초 등이 있는가 하면 월동 불가능한 자금우, 파초일엽, 백량금, 문주란, 풍란 등도 있다. 식물체의 내한성 정도를 이해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관리를 하게 되면 저온에 약한 개체는 봄이 되었을 때 그 피해가 크게 나타난다.

특히 화분에 심어서 키울 경우 추위에 더 민감해짐으로 보온에 좀더 신경을 써야만 겨울철에 동해를 받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온도관리는 아무리 추워도 -3℃ 이하로 내려가지 않게 하는 것이 좋고 낮에는 15℃이상 올라가지 않게 관리하는 것이 봄철 생육에 좋다.

습도 유지는 특히 아파트 등 실내에서 관리할 때 공중습도가 건조하기 쉬우므로 스프레이를 아침, 저녁으로 해주고 베란다 바닥에 물을 뿌려주는 것, 하루에 두 번 정도 환기를 하는 것이 식물에게나 사람에게도 좋다. 습도 유지를 위해 실내에 수생식물을 키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요즘은 수련이나 연, 석창포, 부레옥잠, 물상추, 생이가래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옹기나 도자기, 돌절구 등에 심어 물을 담아 놓으면 작은 연못 같은 아름다운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건조한 실내습도를 개선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화분 속 토양내의 습도는 과습하지 않게 관리하고, 겨울철엔 지상부가 말라서 뿌리만 분(盆)에 있는 종류가 많은데 이럴 경우 무관심해지기 쉬운데 특히 화분이나 비닐포트 등에 심겨져 있는 것과 실내에 둔 것들은 건조하기 쉬우므로 물주는 일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물을 줄때는 화분 밑으로 물이 줄줄 흘러내리도록 충분히 주어야한다. 물이 잘 빠지지 않는 흙은 식물 뿌리의 호흡을 방해하고 토양내 과습과 부패를 조장하므로 반드시 물 빠짐이 좋은 흙을 써야한다.

햇빛 관리는 식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겨울철에는 햇빛을 충분히 받도록 하는 것이 좋고 여름철에는 약간의 차광을 해준다.

햇빛과 온도변화는 꽃눈 형성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봄철 아름답고 충실한 꽃을 보려면 온도변화와 광량(光量)에 신경을 좀 더 써주어야 한다. 특히 실내에서 키울 때 밤에는 온도를 서늘하게 관리하고 낮에는 햇빛을 충분히 쬐이면 꽃눈 형성이 충실해지고 봄철 새싹도 힘차게 올라오게 된다. 그렇지 않고 겨울철에 너무 따뜻하게 관리하면 형성된 꽃눈이 잎눈으로 변형되거나 전혀 형성되지 않을 수도 있고 생육도 점차 약해지는 경우가 많다.

겨울이 지나고 2월 말부터는 서서히 분갈이를 해야 하는 시기인데 분(盆) 밑으로 뿌리가 나오거나, 오래되어 표면 흙이 자꾸 딱딱하게 굳어지거나 잎이 노랗게 되어 영양상태가 좋지 않으면 분갈이를 해주어야 한다.

야생화는 종류도 많고 생육환경도 서로 달라서 일률적으로 관리방법을 적용하기엔 곤란하지만 한포기 한그루씩 키우다보면 푸른 생명감과 생활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고, 어느새 자신도 모르게 자식처럼 사랑하고 아끼게 되어 이들이 요구하는 사항을 저절로 느끼게 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우리의 풀꽃과 나무들을 사랑하고 키워 본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임에도 지금껏 너무나 무관심한 것이 사실이었다. 앞으로 전국토의 화단이나 공원, 도로변의 조경공사는 물론 가정의 정원, 아파트 베란다, 실내까지 점차 야생화가 함께 어우러져 우리의 생활을 좀 더 풍요롭고 아름답게 꾸밀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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