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빙제와 보름굿 풍경(글/사진,강정록 글,임종교)
한겨울 낙동강에서 잡은 은어는 석빙고에 보관해두고 다음해 여름 임금님에게 진상되었다. 석빙고에 얼음을 채우는 장빙(藏氷)제. 남후 암산에서 얼음을 잘라 풍물꾼들을 앞세우고 소달구지로 날라온 얼음은 곧 은어와 함께 석빙고에 정성스레 채워진다. 임금님이 먹었다는 그 은어 맛이 아직 살아있는 걸까? 대장금의 기미상궁들도 아닐터인데 그 자리에서 시식부터 하고 본다. 요즘 세상에 어디 임금이 따로 있으랴.
매서운 바람이 부는 강변둔치, 저마다 무슨 바램들이 저리 많은지, 행여 바람에 날리지 않을까 달집단 앞에 꼭꼭 챙겨 끼워둔 소원지들…곧 날이 저물고 달이 떠오르면 달집은 소원성취를 바라는 간절함을 안고 활활 타오를 것이다.
대보름 굿판이 한껏 벌어지는데 풍물패들이 빠질 수 없다. 흥겨운 장단가락에 얼씨구 좋다 추임새까지, 풍물패들의 상모돌리기도 어느덧 대보름 달을 닮아간다. 올 한해 어디 막힘없이 둥글게 둥글게 살아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