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 선유 줄불놀이(글/주영욱)징아, 울려라
징 소리 울려라, 저 하늘 높이
불꽃이 탄다
불꽃이 탄다
강물이 타오른다
강물이 탄다
밤하늘에
줄불 내린다
시뻘건 불덩이, 불덩이들
불비, 꽃비 내린다
부용대(芙蓉臺) 아득한 단애 위에서
솔빛 푸른 만송정(萬松亭)
흰 모래톱에서
불꽃이 탄다
폭죽 터진다
징이 울린다.
징 소리와 더불어
와, 와아 함성 소리,
무동은 춤을 추고
각시가 걸립하여
탈춤 마당을 펼친다
얼쑤, 절쑤 몽두리춤
얼쑤, 절쑤 오금춤
어깨춤 절로 난다
춤사위에
초랭이, 백정, 양반이며
갓 쓴 선비, 부네, 이매가 따르고
할미, 중 모두 나와
한데 얼려 춤을 춘다
한바탕 신명나게
탈춤을 춘다.
오늘은 칠월 열 엿세
달 밝은 밤
둥근 달 높이 떠 흥에 겨운데
징 소리 더불어
신명을 지펴
불을 밝힌다.
한 해의 액을 막아내고
온갖 시름일랑
흐르는 강물에 띄워
불오리가 떼지어 내려오는 듯
저렇게 애타게, 저렇게 간절히
소망을 담아
소망을 실어
달걀불을 띄운다
꽃배 띄운다
저마다 가슴에
줄불 매단다
덩실덩실 춤을 춘다
하나가 된다.
주영욱씨는 1976년 「시문학」추천으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마른 풀」이 있으며, 현재 복주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