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술래(글/임두고)봄 술래
임두고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이산 저산 풍선처럼 폭죽처럼
부플 듯 터지듯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겨우내 뚫린 바람구멍마다
눈물이 녹아 내리고
어딘가 어딘가에서 꽃잎들이
그 눈물결에 수를 놓아
아픈 상흔들을 떠내려 보냅니다.
장독 뒤나 툇마루 밑
볏가리 속까지 숨어
대장이나 대통령을 꿈꾸던
술래놀이 옛 동무들이여
이제는 어디 어디 영영 숨어버렸나
진달래꽃이 피었습니다.
산에도 들에도 마을에도 술도가니 흘러 넘치는 곷 향기
이 봄에도 나는
어김없는 술래입니다.
술래술래 꽃을 찾는 나비처럼
술래술래 술을 찾는 술꾼처럼
아물거리는 아지랑이 속
추억 찾아
희망 찾아
임두고 1960년 경북 군위 출생이며 영남대학교 국어국문과 졸업, 1993년 우리문학 추천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현재 글밭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봉화 서벽중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