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석거(木石居)(글/장종규)
풍산읍사무소를 거쳐 오른쪽으로 난 길을 한참 따라 서미동으로 간다. 동리가 가까워오니 길 오른편으로 큰 바위가 반긴다. 앞쪽에 초서로 연자암(연者巖)이라고 쓴 큰 글씨가 있고 횐쪽 허리쯤엔 두 줄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대강 글자 크기를 재고 차를 몰아 서미로 들어가니 오래된 동리는 새마을운동(?)으로 이엉을 벗고 스레트를 머리에 이고 있다. 마을 뒤오 높은 바위봉우리 중대암이 보인다. 중대암 발치쯤에 접어드니 사다리가 없이는 올라갈 수도 없는 큰 바위덩어리 위에 비각이 서있다. 어떻게 이런 바위 위에 비를 세우려고 생각했는지 정말 기발하다. 비각엔 청음김선생목석거유허비(淸陰金先生木石居遺墟碑)가 모셔져 있는데 한바퀴를 돌아봐도 올라가 볼 길이 없어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
바위 앞쪽에는 큰 글씨로 '목석거(木石居)'라고 새겨져 있다. 서체는 약간 흘려 쓴 행서이다. 밑에는 두줄의 작은 글씨로 경진중춘선생칠대손본부사학순근서(庚辰仲春先生七代孫本府使學淳勤書)라고 새겨져 있다. 바위 옆쪽엔 역시 같은 사람 글씨로 추정되는 호방한 초서글씨가 있다. 만석유허백세청풍(萬石遺墟百世淸風)이라고... 선생은 가고 돌들만 남아 7대손 김학순(1767-1845)이렇게 글씨를 써 남겨 놓았다. 학순은 자를 이습(李習)으로 하고 호를 화서(華棲)라 하는데 안동부사로 재직할 당시 여러 점의 석각글씨를 주변에 남겨 놓았다.
목석거(한글자 크기 43㎝정도 전체 120×80㎝)- 청음선생이 만년 안동으로 은퇴하여 거하던 곳.
김상헌(1570-1652)- 조선 인조 효종때의 상신, 본관은 안동, 자는 속도, 호는 청음. 석설산인. 서간노인이라하고 좌의정을 지내고 영의정에 추증.
경진년(1820년- 청음선생 사후 168년)
자료 및 글/ 장종규(서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