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의약분업(글/김재왕)의약분업을 하려고 하면 원칙에 따라 올바른 분업이 되어야 하는데 의약분업을 둘러싼 관련단체들의 상반된 이해와 시민단체의 주장, 의료보험공단과 정부의 재정적 능력이 얽히고 섥혀 현재 정부의 의약분업안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기형적인 형태를 하고 있다. 만약 이런 형태로 의약분업이 실시된다면 약물남용과 오용을 막으려는 의약분업의 원래 목적은 간 곳 없고, 환자들만 병원과 약국을 왔다 갔다하며 불편하기만 할 것이다.
올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의약분업을 두고 세상이 떠들썩하다. 이번 호에서는 지금까지의 한담을 잠시 접어두고 이를 한번 들여다보기로 하자.
의약분업이 바람직한지 또 우리 현실에 적합한지는 한마디로 말하기는 참으로 어렵지만, 의약분업이 바르게 이루어지기만 한다면 병원과 약국을 오가는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그 이상의 이득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믿을만한 조사와 통계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약물 사용량이라던가 약제 남용으로 인한 항생제에 대한 내성율은 OECD국가 중 선두를 달리며 현장에서 느끼는 약화, 특히 소염진통제와 부신피질 홀몬제의 폐해는 위험수위를 넘은 지가 오래이다.
이는 모두 의사가 처방을 하고 약사는 처방에 따라 조제하며 이에 따라 환자가 투약하는 원칙이 깨져있기 때문이다.
의사가 무슨 주사를 놓든, 약국에서 어떤 약을 쓰든, 환자가 맘만 먹으면 무슨 약이든 구할 수 있는 현실하에서는 약화의 폐해를 막을 수가 없다.
의약분업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여기서 비롯된다.
기왕에 의약분업을 하려고 하면 원칙에 따라 올바른 분업이 되어야 하는데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는데 있다. 여러 가지 이유, 이를테면 의약분업을 둘러싼 관련단체들의 상반된 이해와 시민단체의 주장, 의료보험공단과 정부의 재정적 능력이 얽히고 섥혀 현재 정부의 의약분업안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기형적인 형태인 것이다.
만약 이런 형태로 의약분업이 실시된다면 국민의 건강을 약화로부터 보호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의사가 처방한 약을 다른 약으로 대체 조제할 수 있으며, 약사가 진료행위를 통해 임의로 약을 조제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약물남용과 오용을 막으려는 의약분업의 원래 목적은 간 곳 없고 환자들만 병원과 약국을 왔다 갔다하며 불편하기만 할 게다.
이와 같이 원칙을 벗어난 파행적 의약분업이라면 괜히 경제적 시간적 불편을 감수해가며 강행할 이유가 없다.
의약분업을 하려면 제대로 하고, 아니면 아예 말아야 한다.<안동>
김 재 왕(의학박사.내과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