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야마 쫗을니껴?(글/김재왕)잘 조절되던 김씨 할머니의 혈당이 갑자기 올라, 이유를 알아보던 날
아이고 특별한 일이 다 뭐이껴! 세사아(세상에) 이런 일도 있니껴? 인자(이제) 좀 사능가 십디(싶더니) 글케 미느리라 카는 기 고마 어데로 내뺐다니더. 어데 총각하고 갔다니더. 기가 차서. 내가 말 것잖은 그 소리 듣고 앞이 캄캄하고 다리가 떨리서 재죽(발걸음)도 안 떨어지는 기, 아이고 입이 말라서 말이 안나온다. 글케 저그 좋아서 만냈시마 좋으나 싫으나 파뿌리 내리도록 살아야 안되니껴? 인자 저그사 뭐 아시운(아쉬운)기 있니껴? 집있겠다, 둘이 부지러이 해서 논마지기 장만해 놨겠다, 아아들 머서마 하나 기집아 하나 나아서 잘 크고 있제, 불벌 꺼(부러울 것이) 없는 것들이 클케 저카니더. 와 저카니껴? 참 집구석이라고 가보이(가보니) 애비라 카는 거는 둘누벘고(드러 누웠고) 삘가리(병아리)겉은 거 둘이서 눈이 똥구라이 해갖고 나와 앉았는데, 아아들만 불쌍치, 이일을 우야마 좋을리껴? 에이구 망할 년! 지는 저래 놓고 어데 가서 다리 뻗고 잘랑강? 지서방 아새끼들 벌벌 떠는데 등 붙이고 잘랑강? 암망케도(아무래도) 벌받제!
그럴 줄 알아시마 내가 좀 디불꼬(데리고) 있을낀데. 착했니더. 누가 이럴 줄 알았니껴. 요새 젊은 아아들 시부모하고 있는것도 힘씨인다 싶어 내보내놨디 글케 저카니더.
노래바아(노래방에) 갔다니더, 망할 년이. 지가 노래바아를 와 가니껴, 서방있는 년이! 사당패가 될랑강? 사당패가 될라꺼덩 처음부터 사당패가 된다꼬 말을 하던지, 글케 집구석 다 망아놓고! 고마 집에서 오순도순키 지냈으마 저란 일이사 없었을 낀데 노래바아를 와 쫓아 댕기니껴 글케! 마실가는 줄 알았다니더. 저녁 묵고 마실가는 줄 알았지 노래바아 갈끼라꼬 누가 생각했겠니껴! 아이구 그나저나 기가 타니더. 우야마 좋을니껴? 묵고 살마하이(먹고 살만하니) 고마 저카니더 묵고 살마하이. 저그사 저그라 카지만 아아들은 인자….
^.^; 올라간 혈당을 보며 놀랐더니 알고보니 그런 아무것도 아니더군요. 고통을 당하는 할머니가 안타깝습니다. 노래방 조심하고 가까이 있는 사람 사랑하는, 즐거운 한해가 되기를 바래봅니다.<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