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쟁이와 유사한 남자용 면포 누비바지(글/이은주)
이 옷은 1998년 4월, 안동 정상동에 위치했던 16세기 후반의 고성이씨(이응태, 1556∼1586) 묘에서 출토된 개당고형(開 袴形) 면포 누비바지이다. 개당고형 바지란 밑부분이 트인 바지라는 의미이다. 이 옷 역시 얼마 전까지 우리 할머님들이 입으셨던 고쟁이와 유사한 형태이기 때문에 여자옷으로 오인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옷 역시 임란 전후기까지 남자들이 착용했던 바지이다. 안에 먼저 밑이 막힌 바지를 입고 그 위에 착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바지가 실제로 착용되었던 것은 아니지만 이응태 어른이 착용하고 있던 바지 중에 이와 동일한 형태의 옷이 확인되기 때문에 남자 바지라는 사실에는 의심할 바가 없다. 여성의 바지 중에도 이와 동일한 형태의 옷이 있다. 따라서 조선 중기까지는 남녀가 모두 동형의 바지를 착용했던 것이라고 하겠다. 요즈음 한복에서 착용하는 남자 바지가 임란 후부터 착용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학계에서도 조금씩 이를 인정하기 시작하는 정도이다.<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