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미천남성(Arisaema heterophyllum)(글/김재창)
수많은 야생화 중에 두루미천남성만큼 독특하게 생긴 것도 아마 잘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천남성의 종류는 10여 가지 정도 된다.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우면서도 힘차고 매력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두루미천남성이 아닌가 싶다. 봄철 로켓처럼 힘차게 땅을 뚫고 올라오는 모습부터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대웅전 기둥처럼 거침없이 시원하게 쭉 올라간 기둥 정상부에 잎들이 마치 두루미가 날개를 펼치듯 소엽들이 돌아가며 펼쳐지고 꽃을 싸고 있는 불염포는 두루미 머리모양을 형성하고 꽃차례가 혓바닥 모양으로 포 밖으로 길게 뻗어 나온다. 그래서 그 모습이 날개 짓하는 한 마리의 두루미를 연상케 하여 보면 볼수록 신기하여 식물인데도 마치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동물처럼 느껴진다. 아무리 쳐다봐도 정말 독특하게 생겨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모양이 특이하여 관상용으로 실내정원이나 화단의 관목아래 군데군데 포인트 식재를 하면 마치 두루미가 날아다니는 것 같아서 보는 이의 시선을 잡아당겨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하다. 몇 년간 정성껏 키워서 알뿌리가 커지면 두루미의 자태는 정말 대단하다.
두루미천남성도 다른 천남성과 마찬가지로 독성이 강한 식물로 함부로 만지거나 먹으면 매우 위험하다. 작은 열매가 앵두처럼 빨갛게 익으면 어린이들이 따먹을 수도 있으므로 특히 조심해야한다. 그러나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고 전통적으로 천남성의 용도는 약용이다. 한방에서는 중풍, 반신불수, 구안와사, 수족마비, 파상풍, 거담, 이뇨, 진통 등에 사용한다.
두루미천남성은 다른 천남성에 비해 햇빛에 강하며 배수와 보습성이 좋은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알뿌리에서 작은 구슬뿌리가 생기므로 이를 통하여 점차 증식이 가능하고 종자를 통한 증식은 암수딴그루이므로 개체수가 어느 정도 확보되면 결실하는 개체가 여기저기서 나오게 되므로 종자를 통한 대량 증식도 가능하다.
그러나 이처럼 멋진 두루미천남성이 희귀식물이어서 자생지를 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남아 있는 자생지를 잘 보존하고 전문기관에서는 단지 단순한 보호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증식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그리하여 더 이상 무관심으로 인하여 또 하나의 아름다운 우리자원식물이 사라져가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