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단절의 도로공사 현장(글/사진/ 장완수 - 한국사진작가협회 안동지부 회원)
<선어대 절개공사 현장>
명주실 한 꾸러미를 다 풀어도 모자란다는 전설을 간직한 안동의 동쪽관문 선어대. 신작로가 들어서면서 기암절벽은 허리가 잘리고, 이제 다시 더 많은 차량이 오고갈 수 있도록 확장공사를 하면서 산자락마저 자르고 있다. 선어대 입구에서 송천동까지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놓아 선어대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할 수는 없었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새로이 길이 확장되고 나면 자동차를 몰고 가는 사람들은 무심코 지나칠 뿐 그 옛날 모습들 기억이나 할까. 노 젓던 뱃사공은 간 데 없는데 아름다운 전설은 누가 전할는지?
<이송천리 도로공사 현장>
이천동 제비원석불상 앞에서 바라본 안동 영주 간 4차선 도로 확장공사 구간. 산허리가 뭉텅 잘려나갔다. 풍기의 인삼장수, 옹천의 옹기장수, 신전리, 갈전리, 모시밭골 사람들이 보따리 짐을 이고 져 나르며 숱한 애환을 간직한 고갯길이 2차선 국도가 나면서 쉽게 오고 갔으나 이제는 그것도 모자라 4차선으로 확장하고 있다. 두 발로 걸어서 소원을 빌던 제비원석불 앞 도로 위로 엔진소리 요란하게 자동차들이 달린다.
<영가대교 공사현장>
1980년대 초 까지만 해도 강남을 연결하는 다리는 안동교가 전부였다. 겨울이면 용상동에서 정하동까지 외나무다리가 있긴 했지만, 이제 안동대교와 영호대교, 용정교에 이어 시내중심과 강남의 신도시를 연결하는 영가대교가 한창 가설 중에 있다. 도로는 물자와 각종 문화를 교류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한 도시의 발전상을 의미하기도 한다. 서울에서 3시간, 부산·
춘천에서 2시간 거리인 안동, 이제 단축된 시간만큼 새로운 문화를 꽃 피우는 안동을 기대해 본다.
<수하리 한티재>
안동의 남쪽관문 한티재. 도청이 자리한 대구를 드나드는 길목이다. 먼 길을 다녀오면서 이 재를 넘는 순간 푸근함과 안도감을 느끼는 명실상부한 안동의 대표적 길이다. 이곳에서도 수하 신석 간 외곽도로 공사가 한창이다. 포철에서 생산되는 철강, 동해에서 나는 해산물들을 실어 나를 산업도로로 장차 영덕까지 4차선으로 확정될 예정이란다. 이곳도 예외 없이 동서로 산허리가 잘려나가고 있다. 우측 계곡을 조금 들어가면 커다란 봉분의 묘가 하나 있는데 구전으로 남장군 묘라 한다. 다행히 도로는 이곳은 비켜갈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