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은 그 진실을 산에게 보여준다(글/이동백)안포선을 타고, 안동 시가지에서 남선으로 넘어가는 고갯마루에서 동북 방향을 바라보면, 반변천이 산 능선 두 개를 넘어선 곳에 동서로 길게 누운 모습으로 내려다 보인다. 안동 인근에서 차를 타고 반변천을 조감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이 이 고갯마루이다. 안동대학교 앞을 지나 작은 들판을 사이에 끼고 곧장 동쪽으로 쫓아나가던 반변천은, 눈길이 아물거리는 지점에서 산협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아마 그는 그쯤에서 임하호 보조댐을 만나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내닫는 이 강 주변에는 인간의 흔적들이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있는데, 우선 안동대학교가 길손의 눈길을 인상적이게 잡아당긴다. 그 까닭은 이 대학이 배산임수에 터를 안존하게 잡고 앉은 데다가 급하게 내리 뻗는 산줄기의 기(氣)를 반변천이 알맞게 다스려 산이 강과 무리 없이 만나도록 해 주기 때문이리라. 반변천은 안동대학교 건너에다가 아파트와 사료 공장 같은 또 다른 인간의 흔적을 배치함으로써 양안(兩岸)을 균형지게 만들어 놓고 있다.
사료 공장에서 동으로 조금 눈을 옮기면 강 건너에 농업기술센터가 서 있고, 거기서 다시 강을 건너 동쪽으로 치우친 곳에 추목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추목에서 또 다시 강을 건너면 포진 마을이고, 거기서 동쪽으로 곧추 올라간 곳에 불거리가 강 안에 마을을 형성하고 있다. 반변천은 실이 두 조각 천을 얽어매듯이 인간의 흔적을 그 양안에 이렇듯 얽어 두고 있는 것이다.
내몽고 사막에서 수천 만 리를 날아온 황사가 봄비에 씻겨 내린 다음 날인 어느 이른 봄날, 안포선 그 고갯마루에서 내려다 본 반변천의 모습은 대강 이러했는데, 여기서 내려다 보인 곳까지를 이번 취재의 범위로 잡기로 마음으로 작정하면서 안포선을 타고 찾아든 곳이 남선 농공단지였다.
광탄나루 드나들던 나룻배는 사라지고 지금은 매운탕집 하나 길섶에 서 있다.
이 단지는 반변천을 배후로 하여 조성된 것으로 유일한 농공단지이지만, 이른봄에 부는 바람만큼이나 썰렁한 분위기였다. 바람 소리에 묻힌 탓일까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별로 들리지 않는다.
농공단지를 지나 신석 들 작은 마을에 차를 세워두고 반변천으로 나갔다. 갈라산에서 발원한 개천을 따라서 난 둑길을 한참 걸었다. 북쪽으로 향하던 둑길은 반변천을 만나면서 동쪽으로 휘어들었다. 흙으로 쌓여진 둑은 상당히 높다. 둑길을 걷는 심정이 마치 토성을 수호하는 군인의 그것과 같다. 둑의 비탈에는 잘려 나간 갈대의 그루터기들이 날카롭게 남아 있다.
둑 안쪽의 신석 들녘은 둑에서 깊게 빠져들어 있었지만 큰 홍수가 나도 끄떡없다는 듯이 과일 나무, 비닐 하우스는 물론 듬성듬성 집들도 몇 채 그 품안에 들여놓았다. 둑 바깥 저만치에서는 갈라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반변천과 만나고 있었다. 갈라산 쪽의 물은 신석 들녘의 끄트머리에서 낮은 산자락을 만나 그 산줄기를 따라 서쪽으로 휘어 반변천과 섞이면서 선어대로 흘러나갔다. 이제 파란 싹이 돋기 시작한 버드나무들이 운집하여 물길과 함께 산을 따르고 있었는데, 구경하는 맛이 상쾌하다.
이에 비하여 반변천 쪽은 아직 마른 갈대가 어지럽게 널렸다. 때문에 삭막한 감이 드는 것도 같으나, 그 마른 갈대들은 자신의 품에 작은 생명들을 은밀하게 키워내는 중이었다. 서로는 선어대 어름에, 동으로는 포진교 어름에 물결을 드러낼 뿐, 반변천은 안전(眼前)에 온통 갈대 천지를 펼쳐 보이고 있다.
이 둑에서 바로 건너다 보이는 마을이 솔뫼리이다. 이 강둑에서 솔뫼리가 한 눈에 건너다 보이는데, 시멘트로 지어진 인가(人家)로 빽빽이 들어차 있다. 자연 속에서 언뜻 보면 여유 없게 보일런지 모르지만, 그 마을 속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온갖 모습들로 소용돌이치고 있을 것이다. 솔뫼리에 안동대학교가 들어서면서 기존의 문화와 들어온 문화 사이의 간극 때문에 일어난 소용돌이가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인 즉, 이것이 마을의 갈등을 불거지게 하는 요인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이 마을이 생겨나면서부터 형성된 오랜 문화이거나 젊은이들로 대표되는 들어온 문화이거나, 그리고 이 둘의 갈등이거나 간에 어느 것 하나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솔뫼리 오늘의 현실이다. 현실이 이와 같을진대 서로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고, 장차 변증법적인 진화 과정을 또한 밟으리라고 본다. 어쨌든 반변천은 그 인간의 삶들을 은밀히 살피면서 때로는 후려치고, 때로는 다독거리면서 헤아릴 수 없는 날들을 그것들과 함께 지내왔을 것이다.
강둑을 돌아 나오면서 신석 들녘의 어느 과수원집을 찾아들었다. 작은 개 몇 마리와 스피커에서 크게 흘러나오는 노래 소리가 길손을 매섭게 맞아들였다. 초로의 주인은 신사다운 풍모였다. 수염을 깍지 않은 모습이었으나, 수염 속에 감춰진 얼굴은 썩 잘 생겼다. 3천 평의 땅에 왜성(倭性) 사과나무 7백 주를 재배하고 있는 그였지만, 농사에 별 희망이 없다고 단언한다. 수입 개방으로 벼농사에 희망이 없어지면서 땅값이 터무니없이 떨어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8만원을 호가하던 땅이 이제 3만원 주겠다는 이도 없어요."
신석 들녘을 에워싸고 있는 이 둑이 사라호 태풍 후에 쌓은 것이라는 것을 그에게 들으면서 포진교로 차를 몰았다.
"70년대에 포진교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솔뫼와 납들을 이어주던 길은 광탄나루였어요. 솔뫼에서 납들, 샘들, 저 길안으로 갈라면, 거기서 나룻배를 타야만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흔적이 없어졌고, 거기에 고수부지를 만드느라 들쌀대고 있어요. 그나부래 팔뚝만한 노리치를 잡는 재미를 맛보았지만 말이오."
그의 말처럼 광탄나루의 흔적은 이제 확인할 길이 없고, 강변은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다. 광탄나루는 포진교 바로 아래 부분으로서 논골에서 국도를 건너 곧바로 나가 반변천을 만나는 곳을 일컬어 붙여진 이름이다. 그 옛날 이 나루를 넘나들던 나룻배도 사라지고, 이 나루를 건너는 나그네들의 발길을 쉬어가게 하던 주막도 없어진 지 이미 오래이다. 지금은 오직 작은 매운탕집 하나가 길섶에 오도마니 서 있을 뿐이다. 이렇게 모든 것을 포진교에 넘겨준 광탄나루는 자신의 이름까지 사람의 기억 속에서 지워버리게 하였다.
포진으로 가는 길섶으로 봄은 이미 와 있었다.
포진교를 건너서 안동대학교를 왼쪽 어깨로 받아 내며 34번 국도로 들어선다. 얕은 언덕을 올라 길 왼편에 차를 세우고, 언덕 아래로 흘러가는 반변천을 내려다본다. 물새 한 마리가 마침 고기 한 마리를 입에 물고 비상 중이다. 새 주둥이에 물린 물고기의 비늘이 햇빛에 번쩍 빛난다. 송천제(松川堤)가 반변천의 물길을 막으며, 동쪽으로 뻗어 있다. 송천제가 시작되는 지점에는 양수장이 설치되어 있고, 그 아래는 물이 깊어 물빛이 매우 푸르다. 송천제 밖으로 시원스럽게 펼쳐진 모래와 자갈을 밟고 온 반변천의 물길은 여기 와서 한 바퀴 돌아나간다.
임하면 신덕리로 넘어가는 산기슭에는 안동정보대학이 우뚝 서 있다. 이러고 보니, 반변천은 그 품에 대학을 두 개나 껴안고 있는 셈이 된다. 결국 문명은 강에서 일어나서 자라고, 그리고 그를 통하여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이다.
반변천을 잠시 버리고 국도를 따라 포진으로 가는 길섶으로는 봄이 이미 와 있었다. 농업기술센터 시험 포장에는 키 낮은 사과나무에도 봄빛이 어렴풋이 어렸다. 도로변 작은 밭뙈기에는 부부가 한창 거름을 내고 있는 중이었다. 아낙네는 삼태기에 거름을 담아 넣고, 남정네는 삼태기의 거름을 밭에다가 뿌리고 있었다. 마치 저 밀레의 「만종」을 기억케 하는 모습이다. 그들에게서 종교를 느낄 수는 없었으나, 그들이 함께 하는 일 속에는 사랑과 노동의 아름다움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한창 흥청거리던 옛날은 가고, 쇠전에는 쓸쓸한 바람만이 말라 버린 쑥부쟁이 위를 불고 간다. 모든 것에 녹이 슬었다.
포진은 우리 이름으로 보나루라 했듯이 옛부터 배가 드나들던 나루터였다. 물 건너 신덕 마을에 이르기 위해서는 이 나루를 건너야만 했다. 특히 보나루는 농토가 별로 없어 보나루 사람들에게는 물 건너 중들이 실질적인 그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보나루 사람들은 사시사철 이 강을 건너지 않을 수 없었고, 그래서 이 강은 보나루 사람들에게는 생명의 젖줄이었다. 그러나 이 강은 때로는 죽음의 물길이 되기도 했다. 농사를 위하여 강을 건너다가 목숨을 이 강에 내 준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목숨을 도모하다가 오히려 그 목숨을 이 강에다 내 주고 만 것이다.
포진 사람들은 콘크리트 다리가 여기저기 놓이는 것을 보면서부터 반변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놓이기를 기대하기 시작했다. 70년대 들어 다리를 놓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뜻을 모아 관계 기관에 협조를 구했다. 그런데 다리가 먼저 놓인 곳은 안동대학교 앞이었다. 더욱 기가 막힐 노릇은 그 다리에다가 포진교라는 이름을 붙인 일이다. 마을 사람들은 완전히 다리 하나를 도둑맞은 심정이었고, 이 일로 행정 기관을 불신하게 된다. 그들은 자체적으로 다리를 놓기로 하였다. 마을 동쪽에 마을 공동 소유인 쑤(나무와 풀이 우거지고 물이 고이기도 하여 버려진 땅을 여기 사람들인 이렇게 부른다.)를 팔아 잠수교를 놓게 된다. 그러나 매각 대금으로는 다리를 완성시킬 형편이 아니어서, 강 건너 쪽의 교각 두 개는 세우지 못했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몇 년간을 이 미완의 다리를 건너 다녀야만 하였다.
반변천으로 나가기 전에 보나루에서 마주치게 되는 것은 쇠전이다. 용상동에 있던 것을 언젠가 여기에 옮겨 놓은 것이다. 한창 흥청거리던 옛날은 가고, 쇠전에는 쓸쓸한 바람만이 말라 버린 쑥부쟁이 위를 불고 간다. 모든 것에 녹이 슬었다. 쇠말뚝이 그러하고, 시세를 적은 간판이 그러했다. "요새요…? 얼찐그다 보면 쇠가 없어지니더. 늦게 일어나면 쇠 구경 어림없어요, 소 그림자도 못 보니더." 쇠전 옆에 청춘을 다 보냈다는 여인의 목청에도 녹이 잔뜩 슬어 있었다.
포진 제방에서 반변천을 내다보니, 인상적인 광경이 눈을 서늘렇게 만들었다. 봄 기운이 돌기 시작한 버드나무들이 먹구름 떼처럼 강바닥에 깔렸다. 나무들은 이제 막 연두 빛으로 부풀어오르는 중이었다. 이러한 먹버들은 군락을 이루며, 십여 리는 족히 물줄기를 사이에 두고 자욱하게 펼쳐져 있었다. 가슴속에서는 이름답게 그려지지만, 말로는 풀어내지 못하는 자기만의 이상향을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니고들 살 것이다. 아름다운 경치를 만났을 때, 마음속의 그 곳이라고 느끼고는 감탄하는 수가 있을 것이다. 보나루의 먹버들 숲에서 나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우리 사는 곁에 이런 비경이 다 있다니, 하는 생각을 하면서 포진 잠수교를 건넜다. 다리는 차 한 대 지나기에도 버거울 정도였고, 30여 년 세월의 때가 묻은 탓에 소형차 이상의 통행을 막고 있었다. 물살은 돌여울을 타고 상당히 빠른 유속으로 흘러간다.
다리를 건너서니, 강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 있어, 그 길로 차를 몰아 넣었다. 포진 쪽보다는 버드나무가 무성하지 않았지만, 버드나무 사이에는 마른 갈대가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높이로 서 있었다. 버드나무와 갈대가 숲을 이루며 길게 이어졌다. 살아나고 있는 것과 죽어 가는 것의 혼재(混在)가 이뤄내는 것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사람들에게 보여 주겠다고 작심이나 한 듯했다. 듬성듬성 물이 고인 습지에는 부들의 대궁이 꺾인 채 서 있고, 그 주변에는 작고 까만 눈을 뜨고 세상을 내다보는 어린 아기 같은 새싹들이 소복하게 돋아나고 있었다. 이것이 자연이다. 진실로 순수한 자연이다. 몸은 숲에 빠지고 마음은 그 자연에 푹 빠져 버렸다.
그런데 그 순수하고 고운 자연 속에 누군가 버리고 간 것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비닐이며, 깡통이며, 유리병이며, 시멘트 벽돌이며, 하물며 쌀통까지……, 사람은 못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모양이다. 버려서 아름다울 수 있다면 버리자. 버려서 우리 영원히 살 수 있다면 마구 버리자.
어덕더덕 대추벼리 해 돋았다 불거리.
포진에서 내앞에 이르는 길을 예전에 대추나무가 많은 벼룻길이라 해서 대추벼리라 한다. 포진에서 대추벼릿길을 한참 가다보면, 길섶에 十八人記念碑라 쓰여진 작은 빗돌이 하나 서 있다. 이 비석은 1923년, 신작로를 낼 적에 길공사에 동원된 일꾼들이 강 건너에 정해둔 함바집으로 돌아가다가 배가 전복되어 사망한 열 여덟 명의 인부를 추모하기 위하여 세운 것이다. 반변천, 아니 강은 때로 이렇게 비정하게 인간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그래서 강은 외경(畏敬)의 대상인 것이다.
취재는 불거리가 눈 아래 내려다보이는 산 위에서 끝이 났다. 강은 그 진실을 산에게 보여준다. 산에서 바라본 강은 그 모습을 하나 남김 없이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산줄기를 휘돌아 나오던 강은 불거리 마을 옆을 강한 의지로 지나와서는 운동장 몇 개 넓이의 강변을 만나곤 잠시 머뭇거린다. 그것도 잠시, 세찬 여울에 몸을 맡겨 버린다. 여울이 끝나는 지점쯤에 강은 깊은 소(沼) 하나를 만들어 놓고, 그 깊이를 가늠하는 듯했다. 한 줄기로 흘러가던 강은 길손이 선 산 앞을 지나면서부터는 여러 갈래로 갈라지고 있었다. 갈대와 버드나무 우거진 늪이 강의 가랑이를 찢어 놓았기 때문이다.
강은 그 늪 속을 어슬렁거리며 흘러가기도 했고, 아예 그 속에 몸을 담아 버리기도 했다. 문득 반변천 안에 구름 뜬 하늘이 내려앉은 작은 호수 몇이 만들어진다. 그 호수 곁을 간단(間斷)없이 달리는 자동차의 지붕 위로는 황혼의 기미가 서린 햇빛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반변천 유역에서 강 안에 형성된 마을로는 아마 불거리가 유일한 것일 게다. 홍수가 지면 물위에 둥둥 뜰 마을이 불거리이다. 하필 그 위태로운 강 안에 마을을 이루고 살까. 하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으나, 엄연히 불거리는 사람의 숨결을 간직하고 있다. 산에서 내려다 본 불거리 마을은 어쨌거나 또아리를 튼 구렁이처럼 듬직하게 보였다.
불거리는 해가 돋을 무렵 붉게 물드는 노을을 일컫는 말인데, 시인 안상학은 이를 재미있게 풀이하고 있다. 안동장을 파한 등짐장수가 송천 주막에서 하룻밤을 묵고 난 다음 날 새벽, 댓바람에 짚신 고쳐 신고 걸으면 불거리쯤에서 붉은 해가 돋는 것을 보게 되고,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내친 김에 안상학의 시 일절(一節)을 소개함으로써 이 글을 마친다. 감칠맛 나는 시이기도 하거나와 이 언저리의 사정과 옛것에 대한 향수를 잘도 그려 놓고 있다.
까무룩 안동소주에 취한 두어 시간 잠에서 깨어나
머리 한 번 흔들고 짚새기 고쳐 매고
길 떠나는 등짐장수를 따라 나서고 싶다.
컹컹 짖어 개목다리 건너
말 몰았다 마뜰 지나 한 되 두 되 선어대
어덕더덕 대추벼리 해 돋았다 불거리
들락날락 내앞을 돌아 침 뱉았다 가래재 ……
등짐장수의 노래가 멎는 주막에 들러
안동소주 한 두루미에 한 사흘쯤 취해
돌아갈 길 까마득히 잊고 마는
나는 요즘 그런 주막이 그립다.
-안상학의 「안동소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