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십이곡(陶山十二曲)
이황이 지은 연시조.
퇴계 이황선생이 관직에서 물러나 1565년(명종 20년),
안동에 도산서원을 건립하고 후진 교육 양성시에 지은 작품이다.
모두 12곡으로 되어 있다. 〈청구영언〉에 실려 있으며, 목판본이 도산서원에 소장되어 있다.
지은이가 63세에 지은 것으로 안동에 도산서원을 세우고 학문에 힘쓰면서 자연에 대한 감흥과
수양의 경지를 읊었다. 전6곡(前六曲)·후6곡(後六曲)으로 나누고 전6곡을 언지(言志), 후6곡을
언학(言學)이라고 했다. 이황은 한림별곡류의 고려 사대부 풍류는 관능적이고 향락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작품을 통해 새로운 풍류로 산수유상(山水遊賞)을 통한 수양을 제시했다.
또 이별육가(李鼈六歌)를 비판하면서 은둔이 겸선(謙善)에 그쳐야지 멸세(蔑世)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황은 "국문시가는 한시와 달라 노래할 수 있어서 흥이 난다"라고 하여
한시에서 볼 수 없는 흥을 시조에서 찾고자 했다. 후세 사림파 시가의 중심지표가 되었다.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오
초야우생(草野愚生)이면 어떠하리오
하물며 천석고황(泉石膏황)을 고쳐 무엇하리오
*천석고황;`산수를 지극히 사랑하여 불치의 병에걸린것 같이된 현상
煙霞痼疾(연하고질)과 같은 뜻
연하(煙霞)로 집을 삼고 風月로 벗을 삼아
太平聖代에 病으로 늙어 가니
이중에 바라는 일은 허물이나 없기 바라노라
淳風이 죽다하니 진실로 거짓말 이로다
人性이 어지다하니 진실을 한 말이로다
天下에 許多英材이어늘 거짓말씀 할까
유란(幽蘭)이 在谷하니 自然이 듣디 됴해
白雲이 在山하니 自然이 보디 됴해
이 중에 彼美一人을 더욱 닛디 몯하얘
山前에 有臺하고 臺下에 有水로다
때 만난 갈매기는 오명가명 하거든
어쩌다 皎皎白駒는 멀리 마음 하는고
춘풍에 花 滿山하고 추야에 月滿臺라
四時佳興이 사람과 한가지라,하물며
어약연비(魚躍鳶飛) 雲影天光이야 어느 끝이 있으랴
*봄바람에 꽃은 산에 가득 피어 있고,가을밤 달빛이 누대에 가득하니
춘하추동 사계절이 각기 지닌 멋은 사람의 흥겨워함과도 같구나.
더구나 고기는 물에서 뛰놀고, 소리개는 하늘을 날으니
흘러가는 구름은 그림을 남기고, 밝은 햇빛은 온 누리를 비추는
저 대자연의 아름다운 조화에 어찌 한도가 있을 수 있겠는가.
天雲臺 도라드러 玩樂齊 소쇄(蕭灑)한데
萬卷生涯로 樂事이 무궁하도다
이중에 往來風流를 닐러 무슴하고
당시에 행하든 길 몇해를 바려두고 어디가 다니다가 이제야 도라온고 이제야 도라오니 딴 마음 마로리
靑山은 어찌하여 萬古에 푸르르며流水는 어찌하여 晝夜에 그치지 않는고우리도 그치지마라 萬古常靑하리라
愚夫도 알며하거니 그아니 쉬은가聖人도 못다하시니 그아니 어려운가쉽거나 어렵거나 그중에 늙는 줄을 몰라하노라.
*천석고황 → 세속에 물들지 않고 자연에 묻혀 지내고 싶은 마음의 고질병
*순풍 → 예부터 내려오는 순박한 풍속. 특히 뒷사람들이 본받아야 할
도의나 윤리를 가리킴
*교교백구 → 현인이나 성자가 타는 새하얀 망아지
*머리 마음하는고? → 멀리 마음을 두는가? 멀리 가려고만 하는가?
여기를 버리고 딴 데 뜻을 지니는 것을 경계하는 의미를 지님
*어약연비 → '고기는 뛰고 솔개는 난다'는 말로 <시경>에 나오는 말.
천지 조화의 묘함을 이름.
*운영천광 → 구름의 그림자와 밝은 햇빛.
만물의 천성을 얻어 조화를 이룬 상태
*만권생애 → 만 권이나 되는 많은 서적을 쌓아 두고 그것을 읽고
연구하는데 한평생을 바치는 일
*이목총명 → 눈도 밝고 귀도 밝음. 여기서는 학문을 닦아 도를 깨달은
상태를 의미함.제작 : 이헌복 (2007.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