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례예술촌의 탄생(글/김원길)

1983년 10월 23일 오전, 아내가 생전 처음 손수 찍은 사진이다. 오른 쪽이 나, 중앙이 소설가 김용익(金溶益,1920-1995), 왼쪽이 당시 안동대생 류영숙.

김용익은 경남 통영 출신이다. 미국에서 영어로 소설작법을 가르치는 교수 겸 소설가로 『꽃신』(The Wedding Shoes)의 작가로 유명하다.

그의 형 김용식(주미 대사)을 대신하여 시제 차 40여년 만에 귀국하여 전국 투어를 하다가 22일 저녁에 생전 처음 안동역에 내렸다.

지나가던 여대생에게 “안동에 문인을 좀 만나게 해달라”고 하여 마침 박실에 살던 류영숙이 버스에 함께 타고 지례에 모시고 왔다.

그날 밤 그는 우리 마을이 수몰될 거란 이야기를 듣더니 “미국처럼 예술촌을 해보라”고 하며 자기는 주로 그런 곳에서 소설을 써왔다고 했다.

생면부지의 그가 나를 찾아 온 것은 수몰로 걱정이 태산만 같던 우리 가족에게 복음을 전하러 하늘이 보낸 천사였던 것이다.[향토문화의 사랑방 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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