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박물관 화랑로(글/사진/ 장완수-한국사진작가협회 안동지부 회원)

한낮의 골동품 거리 풍경


 


안동역에서 용상 고가다리 사이 화랑로엔 오래된 물품들을 판매하는 집들이 모여 있다. 선조들이 사용하던 각종 석재품이며 항아리, 고가구, 초상화, 고서적, 코뚜레까지 없는 것 외에 다 있다. 여유 있는 걸음으로 찬찬히 들여다보면 내 자신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에 와 있는 듯하다. 그 옛날 일상 용품으로 사용하던 물건들은 현대문명의 이기에 의하여 우리 주변에서 서서히 사라져 갔다. 휴일, 아이들의 손을 잡고 조상들의 숨결이 살아 있는 이 거리를 찾아 과거로의 여행을 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무엇에 쓰던 물건인고?


 


25마력이란 표시가 선명한 원동기. 아이들은 무엇에 쓰였던 물건인지도 모른 체 호기심이 발동하여 손으로 만져보고 발로 툭툭 차보기도 한다. 연자방아로 쌀과 보리를 찧다가 디젤엔진이 보급되면서부터 마을마다 새로운 정미소에서 동력을 담당한 우람한 원동기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신기해하면서 구경하곤 했었다. 장난꾸러기 저 아이들에겐 한갓 고철 덩어리로 보이는 물건이 우리네 삶 속에 소중한 기계였다는 것을 이해시켜줄 날이 있을까?




옛 생활용품


 


진열대엔 도자기가 가지런히 자리를 차지하고 한쪽 구석엔 호롱, 손저울, 복주머니, 노리개와 산짐승을 포획할 때 사용하던 덫이며 문고리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손때 묻은 물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호롱불 아래서 바느질 하던 어머니 모습과 복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쌈짓돈을 꺼내 주시던 할머니의 인자한 얼굴이 떠오른다. 조그마한 공간에서 지난날을 마음껏 회상할 수 있으니 가히 작은 박물관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친 생활 속에 가끔씩 이곳을 찾는다면 진한 향수와 순수한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돌아야 제 맛인 맷돌


 


빗살무늬가 잘 새겨진 맷돌과 뒤편의 문짝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 가운데 구멍은 맷돌중쇠를 박는 곳이며 한쪽엔 손잡이를 설치하는 곳이고 가장 큰 아가리는 콩이나 메밀 팥 같은 곡식을 밀어 넣는 곳이다. 두부나 메밀묵을 해 먹을 때 사용하던 도구가 지금은 장식용으로 팔려나간단다. 시인 김종해는 고된 시집살이의 눈물, 한숨, 시름, 세월 모두를 맷돌에 꾸역꾸역 밀어 넣고 한없이 돌리는 어머니의 모습을 노래하기도 하였다. 이렇듯 맷돌이 우리의 삶과 함께해온 역사의 한 부분이고 보면 회암사지 맷돌처럼 민속자료로 지정해 보호해야 하지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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