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를 안동시 새로 하자]
- 초대 안동민속박물관장 -
=추포:류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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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지조로 효도한다는 까마귀]
[본문]
각시 군마다 그 지역을 상징(象徵)하는 새와 나무 그리고 꽃을 정해 두고 있다. 우리 안동시의 경우는 새를 <까치>로 나무는 <은행>. 꽃은 <매화>로 되어있다.
통합안동시가 되기 전에 시(市)는 <까치><느티나무><백일홍>이고 군(郡)은 <먹황새><은행나무><매화>이였으나 시군 을 통합하면서 <까치><은행나무><매화>로 바꾸었다.
<까치>는 주택 주변 인근야산에 서식(棲息)하면서 반갑고 귀한 손님이 온다고 소식을 전해주는 길조(吉鳥)로 알려진 양반 새 임으로 안동 고을 양반 의 의미(意味)를 지닌다.
<은행>은 심근성(深根性) 장수목(長壽木)으로 잘 자라는 공손수(恭遜樹)로써 품위(品位) 있는 나무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현존(現存)하는 은행나무 중에 안동시 길안면 용계리의 것[천연기념물 제171호]이 가장 큰 자랑스러운 나무이기 때문에 안동을 상징 할만하다.
다음은 <매화>인데 매화는 잎이 피기 전에 꽃부터 먼저 피어 아름답고 고결(高潔)함이 군자(君子)와 같아 선비의 고장 안동사람의 정서(情緖)와 기질(氣質)에 통 한다 이와 같이 지정된 상징물(象徵物)들은 그 나름대로의 의미(意味)를 지니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그 가운데 시조(市鳥)를 <까치>에서 <까마귀>로 바꾸는 것이 어떻겠느냐 ? 라고 감히 제언(提言) 하는 바이다.
우리는 흔히 까마귀를 흉조(凶鳥)라고만 알고 있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부정적(否定的)인 시각(視覺)에서 보아 까마귀가 울면 액운(厄運)이 닥치고 또 사람이 죽는 것으로 여겨 왔을 뿐이지 까마귀가 운다고 꼭 그러한 것만은 아니다.
어쩌면 까마귀는 미리 액운을 예언(豫言)해 주고 죽은 사람을 슬퍼하여 함께 울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삼국유사(三國遺事) 사금갑(射琴匣)조에 보면 까마귀는 액운을 예언해준 새라고 기록되어있다.
잠시 언급(言及) 하면 신라 21대 소지왕[炤智王]이 천천정(天泉亭)에 거동했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말하기를 <저 까마귀가 날아가는 곳을 찾아보시오>하므로 기사(騎士)를 명(命)하여 뒤를 쫓게 하였다.
어느 지점에 이르러 기사는 돼지 두 마리가 싸우고 있는 것을 구경하다가 그만 까마귀를 놓치고 길가를 서성거릴 때 못 속에서 어떤 늙은이가 나와 봉투(封套) 하나를 주면서< 이것을 너의 임금에게 갖다 주어라 >고 하였다.
봉투에는 <開見 二人死 不開 一人死> “떼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떼어보지 않으면 한사람이 죽는다. 라고 쓰여 있었다.
임금에게 바치니 “떼어보고 두 사람을 죽게 하느니 차라리 떼지 않고 한 사람만을 죽게 하는 것이 옳지 않느냐”고 하여 일관(日官)이 아뢰기를 “두 사람은 백성이요 한사람은 임금을 뜻합니다.” 하자 왕은 그 말을 옳게 여겨 떼어보았다.
거기에는 사금갑(射琴匣)[거문고 갑을 화살로 쏘아라. >이라 쓰여 있었다.
왕은 무언가 집히는 게 있어 곧 궁궐(宮闕)로 돌아와 거문고 갑을 쏘게 하였다. 그 거문고 갑 속에는 내전(內殿)에서 분향수도(焚香修道)하던 중(僧)이 중전(中殿)과 간통(奸通)을 하다가 급히 숨어있었던 것이다.
이에 두 사람을 사형에 처하고 까마귀를 위해 매년 정월 보름날은 오기일(烏忌日)이라 정하고 찰밥을 지어 제사를 지냈다. 까닭은 까마귀가 아니었더라면 액운을 만나 죽었을 것을 생각한 소지왕(炤智王)은 까마귀의 고마움을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긍정적(肯定的)인 측면에서 본다면 까마귀는 결코 나뿐 것으로만 매도(罵倒)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사람들의 사고(思考)와 시각(視覺)의 차이는 엄청난 괴리(乖離) 현상을 나타내고 있음은 한번 쯤 바꾸어 볼 필요가 있다.
예로부터 우리의 조상(祖上)들은 까마귀를 효조(孝鳥)라 하여 조상을 섬기는데 는 오조(烏鳥)와 같은 정이 우러나와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효도(孝道)가 극진(極盡)한 것을 <반포지효(反哺之孝)>라 하였으니 이는 곧 까마귀를 두고 이른 말이다.
까마귀는 집을 지을 줄 몰라 까치가 짓고 있는 집을 빼앗아 살기 때문에 천장(天井)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지붕이 없는 둥지에서 새끼를 친다. 따위에 새끼는 눈과 비바람에 시달린 채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크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까마귀 새끼는 조상 못 만난 원망은커녕 오히려 우리 아버지 어머니가 아니었다면 내 몸이 어떻게 태어났을 가 ? 하며 고마움을 아는 새이다.
새끼 적에 길러준 기간만큼[3개월 정도]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면서 은혜(恩惠)를 갚으므로 까마귀를 일러 반포지조(反哺之鳥) 또는 효조(孝鳥)라고 말한다.
이러한 맥락(脈絡)에서 볼 때 까마귀는 까치보다 우리 안동의 정서(情緖)에 가져다주는 의미(意味)는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안동은 유교문화(儒敎文化)의 중흥지(中興地)로 예(禮)와 효(孝)를 숭상(崇尙)하는 고장(故庄)이므로 까치의 희소식(喜消息) 보다는 까마귀의 반포지효(反哺之孝)가 더 걸맞은 새라고 말할 수 있다.
까치는 이미 우리나라 새로 지정(指定)되어있다. 국조(國鳥)를 굳이 시의 새로 함은 지정의 시 상징(象徵)의 의미(意味)가 없다. 그것은 마치 태극기(太極旗)를 안동시기(市旗)로 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인은 효를 강조할 수 있는 반포지조인 까마귀를 시 새로 바꾸자는 것이다.
지역 상징물은 곧 그 지역을 대외에 알리는 홍보의 역할도 큰 것이다. 이럴 테면 진의(眞意)를 모르는 타지(他地)의 사람들은 까마귀를 시 새로 정한 안동에 대하여 이목(耳目)이 집중 될 것이니 선전의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는 괴변(壞變)같은 말로 합리화(合理化) 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제언은 어디까지나 나 개인 생각뿐이지 절대적인 구속력은 없다. 다만 뜻을 같이 해주는 시민들이 많이 있기를 바라는 희망(希望)사항일 뿐이다.
왜 ? 까치는 길조(吉鳥)이고 까마귀는 흉조(凶鳥)라 했는지 확실히 알 수 없지만 대체적으로 그 생김새와 성질에 비유된 고정관념(固定觀念)에서 비롯된 것 같다. 까치는 몸이 곱고 아름다워 길조(吉鳥)이고 까마귀는 몰골이 검고 울음소리가 흉측하게 들려 사(死)의 전조(前兆)로 생각되었던 것으로 이해(理解)할 수 있다.
까마귀는 생김새보다 그 내심에서 우리에게 던져주는 교훈이 크다. 먹이를 어미에게 물어다 준다고 우리의 선조들은 반포지조(反哺之鳥)또는 효조(孝鳥)라 했지를 않는가! 효(孝)를 일깨우는 근본(根本)을 보여주는 새라는 점에서 추로지향(鄒魯之鄕) 안동의 정서(情緖)에 가장 부합(附合)되는 상징적(象徵的)인 새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조류학계에서 발표 한 바에 따르면 까마귀라고 모두 검은색이 아니고 흰색도 있다고 한다. 특기할 것은 이 백 까마귀가 우리 안동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이고 보면 까마귀는 안동과 매우 큰 인연이 있다고 하겠다.
까마귀를 시 새로 하고 아니 하고 가 문제(問題)되는 것이 아니고 이것을 우리는 한번쯤 집고 넘어갈 과제(課題) 인 것만은 사실(事實)이다.
어쨌거나 시민 여러분의 판단(判斷)에 맡길 일이지만 언젠가는 많은 시민들의 공감(共感)이 형성될 때에는 당국(當局)에 건의(建議)하여 시정토록 해볼만한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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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일시:
- 2008-04-30 오후 2:3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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