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의 아인슈타인' 반초 신순호 기획展

시간과 공간, 인간 및 생물체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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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대한 기초적 형상언어 / 110㎝×100㎝ / 먹, 분채,삼베 / 1994

한국농어업예술위원회(www.plantopia.org)는 예술의 외연을 농업으로까지 넓히는 작업을 촉진하기 위해 여류화가 '반초 신순호'의 회화작품을 초청, 오는 9월 5일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 각'에서 특별기획전 'FORWARD PARADIGM'을 개최한다.

이번 특별기획전 'FORWARD PARADIGM'에서는 역인식체계(逆認識體系)로 명명된 자연에서의 사물과 과정에 대한 새로운 인식 메커니즘을 담은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style="FONT-SIZE: 10pt">신 작가의 역인식체계는 성단이나 우주에 지표면이 존재한다는 전제 아래 시간과 공간에 관한
새로운 인식, 인간 및 생물체의 본질에 관한 새로운 개념 접근 등 기존 과학의 그늘진 곳에 대한 거침없는 기술이 이루어지고 있어 과학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신 작가는 불교미술의 한 장르인 '만다라'의 토대 위에 미술계에서도 생소한 '번안과 부호화'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창작과 재생, 재창조의 작품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만다라는 철학적 토대나 형상기법 자체가 신 작가의 역인식체계와 일맥상통한 점이 많고, 일반 언어에서 사용하는 기호(문자)처럼 그 자체로 같은 의미에 대한 재생이 가능하며, 조형언어로서는 드물게 부호로서의 높은 기능성까지 지니고 있기에 역인식체계의 조형적 기술을 위해 그녀가 선택한 작업이다.

이에 따라 신 작가는 만다라의 특성 등을 철저히 연구하고, 여기에다 자신의 역인식체계를 덧붙임으로써 부호의 기능을 지니도록 작품을 재생시키고 있다. 그녀가 만다라를 통해 재창조한 부호체계, 곧 역인식체계의 부호들은 'Largo(느리게), Dolce(달콤하고 부드럽게)' 등의 음악부호와 같이 역인식체계를 토대로 묘사되는 세계의 표현수단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신 작가의 작품세계와 그녀가 18년간의 노력 끝에 정립한 예술적 입장에서의 사물과 과정에 대한 역인식체계를 접할 수 있는 특별기획전 'FORWARD PARADIGM'은 '신 작가가 주장하는 역인식체계가 얼마나 타당성을 갖고 있는지?'와 '그 인식이 타당하다면 과학, 미술, 종교 등에서의 현존 패러다임에 얼마나 파장을 일으킬지?'를 검증하는 아주 이색적인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술에서의 첫 시도  '번안과 부호화'

신순호 작가의 작품을 처음 접하면 누구나 어리둥절해 한다.

만다라는 만다라인데 제목이 특이하게 붙어 있고, 미술작품에서는 생소한 번안이라는 어원이 사용되고 있을 뿐 아니라 작가의 정신세계를 접하면 불교미술의 한 장르인 만다라를 작업하고 있지만 불교적인 부분이 거의 묻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그리 복잡한 것이 아니다.

모든 원인은 미술작품에서 선례가 없었던 번안이라는 새로운 시도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미술작품은 그것을 감상하는 주체가 작가가 완성해 놓은 그대로의 작품을 감상해 왔다. 물론 큐레이터나 평론가들의 설명이 수반되기도 하고, 그 작가가 해석해 놓은 텍스트를 통하여 이해를 높이기도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작가의 작품 원형을 감상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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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8×10¹⁵ ㎞ 唯一神의 키 /48㎝×48㎝ /        석채, 분채, 금분/2004  

      (금강저녀5존 만다라 번안)

하지만 신순호 작가의 작품은 다르다.

마치 음악에서 작곡자의 악보와 감상자 사이에 연주자라는 매개가 존재하는 것과 같이 기존의 만다라 작품과 감상자 사이에는 신순호가 있다.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순호가 새롭게 재해석한 만다라가 있다고 보면 된다.

매우 드문(어쩌면 유사이래 한번도 없었던) 일이지만 신순호 작가는 조형언어를 통해 자신의 역인식체계(逆認識體系)라는 사물과 과정에 대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기록하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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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생물과 바이러스 수평이동 / 111cm × 111cm/석채, 분채, 금분, 삼베/2007

(비밀집회 만다라 번안)

자신의 인식체계를 토대로 후세들, 혹은 다른 작가들이 보다 나은 작품을 재생산하기를 기대하며 문자언어에 버금가는 기록물을 남기려 한다.

하지만 조형언어로 메커니즘을 기술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메커니즘의 기술을 위해서는 특정한 부호가 필요한데 조형언어에는 조형적 특징을 상징하는 부호만 있을 뿐 어떤 이론이나 논리의 수립에 적합한 부호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신순호 작가가 선택한 것이 만다라이다.

만다라는 철학적 토대나 형상기법 자체가 그녀의 역인식체계나 우주에 대한 깔때기 모형의 좌표(역인식체계의 기하학적 형상언어)와 일맥상통한 점이 많고 오랜 세월동안 다양한 이미지 작업이 이루어져 왔으며, 현재에도 답습형태의 재생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기에 부호로서 적당하다고 본 때문이다.

물론 만다라가 일반 언어에서 사용하는 기호(문자)처럼 그 자체로 같은 의미에 대한 재생이 언제나 가능하며 또한 특별한 시각적 효과를 만들지 않더라도 그 의미가 그대로 전달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미 오랜 세월을 거쳐 오는 동안 무수한 재생이 이루어져 왔기에 조형언어로서는 드물게 부호로서의 높은 기능성을 지니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녀는 스스로가 만다라를 재생하는 작업을 한 것이다. 만다라의 특성 등을 미리 철저히 연구하고, 그것(특히 만다라의 존상이나 지물 등의 속살)에 자신 의 역인식체계를 덧붙이거나 재해석을 하여 재생시킨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재생된다는 것은 부호로서의 기능을 지닌다는 얘기다.

그러므로 그녀의 의도대로라면 그녀가 만다라를 통해 재창조한 부호체계, 곧 역인식체계의 부호들은 'Largo (느리게), Dolce(달콤하고 부드럽게)' 등의 음악 부호와 같이  역인식체계를 토대로 묘사되는 세계에 대한 표현수단이 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이 부호를 이용하여 새로운 작품의 창작뿐만이 아니라 기존의 작품들까지도 작가들의 역량과 해석 방법에 따라 무수히 많은 재창조를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게 되지 않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반초 신순호 작가의 형상기법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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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10²⁹ ㎢ 唯一神의 발바닥 / 48㎝×

      48㎝ / 석채, 분채, 금분/2004

      (금강유가나로공행모 만다라 번안)

의 천재성만큼이나 독특하다. '번안'이라는 음악이나 문학세계에서만 통용되어 왔던 개념을 미술세계로 끌어들인 것 자체만 하더라도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을 무식하게 만드는  '역인식체계(逆認識體系)'

우주에서의 인식기준은 두 개

반초 신순호 작가는 우주에서 좌표상 ‘TIME=ZERO(點)’로 표기할 수 있는 상태가 두 가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그 하나는 빛과 같은 상태이며 또 하나는 우주지표면이다.

아인슈타인의 빛과 시간과의 관계를 다룬 특수상대성 이론에 기초할 때 세상이 빛으로만 꽉 차 있다면 빛은 대상성이 소실되어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상대무적 존재(相對無的存在)로서 시간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절대좌표(TIME=ZERO)가 되며 우주지표면도 대상성이 없는 존재이기에 상대무적존재(相對無的 存在)로서 시간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절대좌표(TIME=ZERO)가 된다.

물론 우주지표면의 존재와 그것을 점(點)으로 표기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를 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주 밖에서 우주를 바라 볼 수 있다면 우주는 큰 점과 같은 지표면이 존재하는 하나의 거대한 물체로 보일 것이다. 더구나 우주를 구성하는 천체들 간에 물리ㆍ화학적 상호 작용력이 상존하고 있다는 점이 이런 시사의 설득력을 높여준다.

다만 또 다른 우주가 존재한다면 우리가 사는 우주지표면은 그 내부에 존재하는 우리인간에게만 절대좌표(T=0)의 상태로 인식될 뿐, 우주지표면 자신은 상대무적 존재(相對無的存在)가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가 사는 우주에서의 모든 사물과 과정은 빛과 같은 최소미립자와 우주지표면이라는 두 개의 절대좌표를 축으로 하여 상대적인 시간ㆍ공간을 부여 받음으로써 그 존재가 인식되게 된다.

따라서 신순호 작가는 우주를 위와 같이 깔때기 모양의 좌표로서 표기하고 있다.

새로운 시간 공간 개념

신순호 작가는 우주지표면을 인식의 기준이 되는 절대좌표로 새롭게 산정함으로써 기존 인식체계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고 주장한다.

인식의 근간을 이루는 시간ㆍ공간 문제만 해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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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뒷다리/58 ㎝×580㎝ / 석채, 분채, 금분/2005 (지혜대흑 만다라 번안)

특수 상대성 이론을 근거로 할 때 빛의 속도에 접근 될수록 상대적 시간이 느리게 흘러 빛에 이르면 시간ㆍ공간이 사라진다. 그러므로 그 반대의 'TIME=ZERO' 상태인 우주의 지표면으로 접근된다면 상대적 시간의 흐름은 빨라질 것이다.

가령 우주를 지표면이 있는 단일한 물체로 본다면 은하계와 같은 성단들도 우리 인간으로서는 인지할 수 없지만 지표면이 존재하는 거대한 물체로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인식대로라면 은하계와 같은 성단의 지표면에서의 시간은 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빨리 흐른다는 이야기다. 즉 지구에서의 한 시간이 은하계 지표면에서의 백 년에 해당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유사 이래로 종교나 철학, 과학에서 다루어진 시간ㆍ공간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신선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라는 말과 같이 고대부터 세계 각 문화권에서는 신선의 세계, 천당, 저승, 타임머신 등을 말하며 '어찌 어찌해서 이계(異界)로 들어가 몇 날을 살다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친구들은 이미 다 죽고, 자식은 자신보다 늙어 있더라'는 설화가 무수히 많다. '지구보다 상대적 시간이 빨리 흐르는 곳이 존재하고, 그곳에서 백 년간 실컷 살다가 지구로 돌아오니 단 일 년이 흘렀더라'는 설화를 들은 적이 있는가?

우주나 성단에 지표면이 있다

신순호 작가는 인간의 지각이 작용되어 규정지을 수 있는 범위인 지구를 벗어나는 우주나 성단들의 지표면은 과학기술이 고도화 되어 우주의 끝을 관측할 수 있는 천체망원경이 발견된다고 해도 관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성단을 구성하는 지구나 태양 같은 개개의 천체만을 관측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광속에 가까운 UFO 같은 비행체가 만들어져 시공을 초월한 비행을 한다고 해도 성단과 우주의 지표면 틈새를 뚫고 다닐 수 있을지언정 지구에서처럼 지표면에 착륙하거나 딛고 설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그녀는 우주나 성단에서의 지표면은 존재하지만 인간으로서는 볼 수도 갈수도 없는 그런 존재라고 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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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 손바닥과 UFO / 73㎝×73㎝ /             석채, 분채, 금분/2003

            (아축9존 만다라 번안)

단위세포가 태양계 보다 큰 초거대생명체와 인간

신순호는 성단 같은 성군체(星群體)가 독립된 단위 물체라면 그 지표면 위에 생명체들이 살고 있는 성단도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한다. 만약 그런 생명체들이 존재한다면 그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서의 세포는 태양계보다 클 것이라는 것이 그녀의 예측이다.

그녀의 생각을 보다 확장시킨다면, 단위 물체로서의 은하계 지표면 위에 생명체가 살고 있을 수 있으며 우리 지구는 그 생명체를 이루는 단위세포의 구성 물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추론이 가능한 것은 지구가 은하계 외각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인식하에서의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은하계 지표면에 존재하는 어떤 초거대 생명체의 세포에 기생하며 살고 있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같은 존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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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는 범신론이 타당하다/ 72㎝×72㎝ / 석채, 분채, 금분/2004  (약사 51존 만다라 번안)

그리고 이런 초거대 생명체가 우리가 상상하는 신(神)이 아닐까?

그렇지만 현재 종교에서 믿고 있는 신(神)의 개념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인간이 초거대생명체의 세포 내에서 기생하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와 비슷한 존재라고 가정한다면, 인간이나 지구생물들은 이런 신(神)과 상호 유익한 관계이든 유해한 관계이든 공생공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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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는 唯一神觀이 타당하다/ 70㎝×70㎝ / 석채, 분채, 금분/2003  (16적 만다라 번안 번안)

 곧 신(神)에 대해 인간이나 지구생물이 유익한 존재라면 우리 인간이 유익한 박테리아를 배양하듯 인간과 지구생물의 안녕과 번성을 위해 영양소 공급과 같은 어떤 뒷받침을 할 것이고 유해한 존재라면 약품 투여나 수술 따위로 인간과 지구생물을 멸종시키려 들지 않겠는가!

인간의 지식을 원시시대로 되돌리는 역인식체계(逆認識體系)

반초 신순호 작가의 생각과 같이 우주에서의 모든 사물과 과정이 깔때기 형상의 두 개의 절대좌표 축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인식될 때, 특히 우주나 성단들을 지표면이 존재하는 하나의 단위물체로 정의했을 때 세울 수 있는 여러 가설들은 우리 인간의 지식이나 경험의 일부를 '달나라에는 두 마리의 토끼가 떡방아 찧고 있다'고 믿던 원시시대로 되돌려 놓는다.

사실 전술했던 논의는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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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밖, 또 다른 우주(습작) / 75㎝×60㎝ / 먹, 분채/1994

기존의 인식체계를 뒤집는 이 새로운 인식체계는 과학이나 철학, 종교 등의 학리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단히 민감한 사안이기에 비전문가인 신순호 작가로서는 논의의 지나친 확장을 견제한다고 말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와는 또 다른 우주가 저 하늘의 별만큼이나 무수하며 그런 우주가 무리 지어 이루어진 '성단우주들'과 그것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더 큰 우주가 끊임없이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그녀는 언급을 회피한다.

어쨌든 이 부분에 대해 현재 우리의 지식수준으로 접근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전무하며 장래에 있어서도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어찌 보면 이 부분에 대해 과학적으로 접근하려는 자체가 무리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지구가 편평하냐 아니면 둥그냐를 놓고 논쟁하던 시절의 수준 정도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런 점들이 예술에 대해서는 무한한 자유로움과 상상의 날개를 달아 줄 수가 있다

역인식체계의 번안을 위한 만다라 작업

반초 신순호의 역인식체계는 조형적으로 어떻게 표기되고 있을까?

새로운 인식체계일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인식되는 세계가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존재이기에 지금으로서는 아무리 빼어난 시각적 표현기술과 형상기호법을 사용하더라도 역인식체계를 통해 접근되는 세계를 조형언어로 표현하기 힘들다고 그녀는 말한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표현의 실마리를 찾아야 했고 그래야만 역인식체계가 자리매김 될 수 있기에 그녀는 많은 날을 이 때문에 방황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과감히 여타 학문의 이론적 기술 방법의 선례를 따르기로 했다고 한다. "아인쉬타인은 일반상대성 이론을 정립하는데 백 개가 넘는 퍼텐샬(potential)을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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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대한 기초적 형상언어 / 110㎝×100㎝ / 먹, 분채/1994

했다고 하네요. 물론 경우가 다르지만 역인식체계를 상징하는 두 개의 절대좌표로 이루어진 깔때기 좌표의 이미지를 수학적 기하학적 언어가 아닌 조형적 언어로 다양하게 표기한다면 역인식체계의 기초적인 형상언어가 만들어지지 않겠어요?" 이미 말레비치나 몬드리안이 추상적 이미지를 기하학적이고 수학적 질서를 통해 형상언어로 창작한바 있음을 상기한다면 그녀의 생각은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찾게 된 것이 이번 기획전시에 출품된 '만다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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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뿔에서 동시성을 지닌 평면으로의 전이/58㎝×58㎝ / 석채, 분채, 금분/2002 (섭족판자라49존 만다라 번안)

그녀가 만다라를 찾게 된 것은 역인식체계의 기초적인 형상언어화를 위하여 새롭게 모던한 작품을 창작하는 어중간한 짓을 하느니, 수학에서 이론적 기초가 되는 공리(公理)가 설정되면 이를 토대로 정리(定理)를 유도하듯이 모태가 될 수 있는 생소하지 않으면서 일맥상통한 조형어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럼 반초 신순호가 역인식체계의 기초적인 형상언어로 만다라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역사적으로 깔때기 모형의 조형을 다룬 예는 인도의 만다라가 유일하다. 얼핏 보면 만다라는 평면 같지만 깔때기 모형의 탑을 평면회화로 형상화시켜 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그녀는 '고대 때부터의 인도인들의 세계관과 역인식체계에는 상당부분 유사성이 내재해 있기에 소급하여 만다라를 다룬다 함은 역인식체계의 자리매김에 대단히 긍정적 요인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한다.

둘째, 만다라의 선이다. 그것은 외형적으로 기하학적인 곡선 및 직선들의 짜임으로이루어져 있다. 몬드리안이 모든 형태의 근본을 수평과 수직으로 보았듯이, 또 말레비치가 가장 이성적이고 수학적인 형태를 정사각형으로 보았듯이, 만다라의 그리드는 가장 이성적이고 본질적인 상태를 환기시킨다.

셋째, 만다라의 패턴이다. 만다라의 반복적 패턴은 두 개의 절대좌표라는 다소 복잡할 수 있는 인식체계를 잡다하지 않고 명료하게 만들고 환원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한다. 또한 만다라는 단순한 선과 면들을 무한히 반복해 가면서 작은 단위의 원과 사각형을 만들고, 이것이 하나

의 단위가 되어 또 다른 전체 구조물을 만들어 낸다. 그럼으로써 최소 단위와 전체구조물을 한 눈에 통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 관계는 '빛과 우주지표면, 최소점과 최대점이라는 두 개의 절대좌표'를 축으로 한 역인식체계와 일치한다. 이는 인간을 소우주로 보고 대우주와의 닮음 관계를 인식한 고대 인도인의 생각이나 '부분이 전체가 되고, 전체가 부분과도 같다'는 불교철학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역인식체계와 상통한다고 하겠다.

넷째, 만다라의 속살이다. 보통의 작품은 구조적으로 기하학적 틀이 견고할 경우, 그 안에 스토리와 같은 속살을 포섭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반해 만다라는 인도신화나 불교적 담론을 담재하고 있기에 속살이 풍부하다. 이는 두 개의 절대좌표를 지닌 깔때기 모양의 우주에 대한 역인식체계의 텍스트를 조형어법으로 번안하는데 유용한 구조이다.  "만다라의 속살이 없었다면 나의 만다라 작업은 지옥이었을 것이다. 아무 텍스트를 조형어법으로 번안하는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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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뿔에서 연속성을 지닌 평면으로의 전이 /54 ㎝×54㎝ / 석채, 분채, 금분/2002

(대금계시륜 만다라 번안)

도 그것이 종교적 성상(聖像)이라는 점 때문에 해체나 변형은 예의상 생각할 수도 없었고, 늘 반복되는 만다라의 재현작업은 큰 고통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만다라에 들어가는 속살, 즉 존상이나 지물 등에 대한 재해석과 의미 부여였다." 

이상은 반초 신순호 작가의 고백이다.

(02) 737-9965(갤러리 각)